미국 API·AP-NORC센터 공동연구 결과
필자·언론사 브랜드보다 공유자 영향력 더 커
신뢰하는 공유자는 더 많은 참여 유도하기도
필자·언론사 브랜드보다 공유자 영향력 더 커
신뢰하는 공유자는 더 많은 참여 유도하기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의 뉴스 신뢰도와 참여는 ‘누가, 어느 언론사가 만든 뉴스인가’보다 ‘뉴스를 공유한 사람이 누구인가’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필자·언론사 브랜드보다 소셜미디어에서 뉴스를 공유한 사람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의미다. 2016년 ‘미디어 인사이트’ 조사결과를 보면 미국인 가운데 절반 가량(51%)은 소셜미디어에서 뉴스를 얻는다. 한국에서도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 소비의 비중이 날로 높아지는 추세라, 주목할 만한 연구다.
미국 신문협회의 미국언론연구소(API), <에이피>(AP)-시카고대학 여론연구센터(NORC)는 지난달 말 이런 공동연구 결과가 담긴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11월9일~12월6일 미국 성인 148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 실험을 했다. 실험은 참가자가 페이스북에 공유된 건강 뉴스를 본 뒤 여러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었다.
참가자 절반에게는 사전에 ‘신뢰한다’고 답한 공유자의 게시물을, 나머지 절반에게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공유자의 게시물을 보여줬다. 뉴스는 통신사 <에이피>의 외부 필자인 교수가 쓴 것으로, 참가자 절반에게는 <에이피> 출처를 노출했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데일리뉴스리뷰닷컴>이라는 가상 출처를 보여줬다.
실험 결과 ‘신뢰하는 사람이 공유한, 알려지지 않은 출처의 뉴스를 본 참가자’가 ‘신뢰하지 않는 사람이 공유한, <에이피> 뉴스를 본 참가자’보다 뉴스를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가 ‘정확한 사실 전달을 잘했다/매우 잘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전자는 49%, 후자는 32%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신뢰할 수 있는, 잘 보도된 정보’냐고 묻는 항목에서도 ‘잘했다/매우 잘했다’고 답한 사람은 전자가 52%, 후자가 29%로 큰 차이를 보였다. ‘공인된’ 언론사가 쓴 기사보다, ‘내가 믿는 사람’이 추천한 기사가 더 믿을 만하다고 본 것이다.
신뢰하는 공유자는 더 많은 참여도 유도했다. 뉴스를 본 뒤 친구에게 게시물 추천을 하겠느냐고 묻는 질문에 전자의 22%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후자 가운데서는 14%만 긍정적으로 답했다. ‘직접 뉴스를 공유하겠다’는 답도 전자는 39%였으나 후자는 23%에 그쳤다. 또, 게시물 공유자가 누구인지를 기억해낸 사람은 실험 참여자의 절반에 이르렀지만, 기사의 출처를 기억한 사람은 10명 가운데 2명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언론사의 독자와 팔로워는 수익을 얻게 해주는 소비자에 그치지 않는다. 해당 언론의 평판과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외교관”이라며 “언론이 독자 커뮤니티를 가꾸는 일이 중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가 지금보다 뉴스 출처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개편한다면 다른 변화를 부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 전문은 미국언론연구소 누리집(americanpressinstitute.org)에서 볼 수 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출처를 <에이피>로 밝혀 뉴스를 공유한 페이스북 게시물(왼쪽)과 가상 언론사로 밝힌 게시물. 미국언론연구소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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