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허가 취소 위기에 자본확충 고통분담
대주주와 방통위에도 책임있는 결과 촉구
대주주와 방통위에도 책임있는 결과 촉구
방송 재허가 취소 위기에 처한 경인지역 지상파 방송 <오비에스>(OBS) 노조가 구성원들 퇴직금 55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등 회생방안을 발표했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재허가 심사에서 보류 판정 뒤 23일 대주주의 청문을 앞두고 있는 오비에스의 구성원들이 고통분담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방통위와 대주주에게도 책임있는 결과물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전국언론노조 오비에스지부는 20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정책당국인 방통위와 경영진인 대주주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경인지역 시청주권 확립과 구성원 생존권 보장을 위해 또 다시 제살깎기에 나섰다. 2007년 12월 개국 뒤 9년간 경영 위기 때마다 임금 반납, 호봉 동결 등 고통분담을 해왔는데 이번엔 퇴직금까지 걸고 지역민을 위한 방송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감을 호소한 것이다.
2013년에 조건부 재허가를 받고도 지금까지 조건 이행계획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방통위의 정책 실패만 거론하며 안일하게 버티는 대주주에게는 경영실패에 따른 책임과 새로운 투자 유인을 위하여 20대 1 무상감자 실시와 150억원 증자 계획 마련을 요구했다. 이는 최대주주인 영안모자가 지분 33.84%에 특수관계인 클라크의 지분 5.77%를 합치면 39.60%에 달해 대주주 40% 지분 제한에 묶여 증자를 하고 싶어도 못한다는 백성학 회장에게 무상 감자로 새로운 투자를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 확충을 위해 구성원들이 150억원 가운데 55억은 퇴직금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또 경영감시와 경영실패에 책임이 있는 주요 이사진은 즉각 사퇴하고 이사회 전면 재구성, 경영성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장 즉각 선임과 책임경영·자율경영 보장, 보도·편성제작 부문 혁신위해 국장 임면동의제와 중간 평가제 실시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21일 열리는 이사회의 회의장 앞에서 이 회생방안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방통위에도 △노조의 퇴직금 출자 의사에 부합하는 대주주의 추가 투자와 현금 유동성 확보 요구하고 재허가 결정 △대주주로부터 사외이사의 독립성 확보방안 요구 △재허가 이후 오비에스를 포함한 지역민방의 유료방송 재송신료 가이드라인의 구체적인 제시와 오비에스 자사렙을 포함한 광고판매대행 방식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 등를 요구했다.
노조는 “노동자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우리 모든 것을 던졌다. 책임있는 양 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바란다”며 경인지역 지상파 방송이 우리 사회에 제대로 역할하고 뿌리내리는 그날까지 곁눈질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