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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방송학자 484명 “언론을 바로 세워야 나라가 산다” 시국선언

등록 2016-11-17 17:24수정 2016-11-17 22:09

국내 언론 3대 학회, 책임 절감하며 공동성명
권력 감시못한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편 촉구
언론·방송학자 400여명이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태로 불거진 현 시국을 우려하며 공정한 언론구조와 민주주의의 정립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한국언론학회(회장 문철수), 한국방송학회(회장 강형철), 한국언론정보학회(회장 박용규) 등 언론 3대 학회와 이에 소속된 언론·방송학자 484명은 17일 오후 공동으로 ‘언론을 바로 세워야 나라가 산다’라는 시국선언문을 통해 현 국가위기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책임있는 해결과 정부 권력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공영방송에 대한 지배구조 개편을 촉구했다. 언론 3대 학회가 회원 서명으로 공동 성명서를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언론·방송학자들은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파괴를 가져온 현 사태를 심각하게 인식하며 “대다수의 국민과 같은 마음으로 철저한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무엇보다 권력 비리에 눈감고 침묵한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언론 현실을 직시했다. “그동안 한국 언론은 권력 집단의 일원으로서 혹은 권력집단에 의해 조종되면서 권력에 대한 감시자이기보다는 권력의 공모자로서 기능해 왔다. 최근 일부 언론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시작했지만, 작금의 국정농단과 국정마비 사태에 언론이 상당한 책임을 가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언론이라도 바로 섰더라면 이러한 사태는 오지 않았을 것이며, 최소한 경종이라도 울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언론학자들은 방송의 왜곡된 지배구조가 언론의 본분을 소홀히 하게 된 주원인이라고 분석하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 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정권에 장악된 공영방송은 국민의 입과 눈이 되기보다는 권력의 호위병으로 기능했다. 수많은 비판 프로그램들이 폐지되었고, 양식있는 언론인들이 길거리로 내몰리기도 했다. 그 결과 국민으로부터 외면받는 언론, 조롱거리가 되는 공영방송이 현재 한국 언론의 민낯이 되고 말았다. 그러기에 공정하고 책임있는 언론 구조를 견인해내지 못한 책임을 우리 언론·방송학자들 역시 깊이 통감한다.”

이들은 이를 위해 공영방송 사장 선임에 절대다수제 도입 등 지배구조 개선안과 편집 독립권 보장 등 언론 관련법 개정이 시급하다며 이에 대한 정치권의 책임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또 언론을 바로 세우기 위해 거리로 쫓겨난 해직 언론인들의 복귀가 절실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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