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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방송 정상화 위해 해직 언론인 복직문제부터 풀어야”

등록 2016-07-19 22:47수정 2016-07-19 22:47

새 피디연합회장 오기현 피디
“박근혜 정부에서 방송의 제작 자율성이 심대하게 훼손당하고 있다. 방송의 공정성과 자율성은 권력과의 긴장관계 속에 시대가 변해도 버릴 수 없는 언론의 항구적 과제인데, 권력을 비판하는 방송을 하다 문제가 발생하면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보호구조가 취약하다. 이 때문에 사회적 의제가 될 만한 시사프로그램은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주 회원 3천명의 한국피디연합회 30대 회장에 당선된 오기현(사진) <에스비에스>(SBS) 피디는 <그것이 알고 싶다> < 에스비에스 스페셜> 등을 만든 연출가로서 시사프로의 위축 현실을 가장 먼저 짚었다.

오 당선자는 해직 언론인들의 복직이 늦어져 방송 제작 현장에 심리적 위축을 주고 있다며 방송 정상화를 위해 이들의 복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후배 언론인들이 공정성·공익성·공공성 등 제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해직 선배들처럼 불이익을 받을까봐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는 해직 언론인 해법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하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과 더불어 총체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계 내부의 구조적인 ‘갑질 문화’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방송사-외주 제작사-독립 피디로 이어지는 상하 구조가 엄존한다. 정의와 평등은 강자들의 논리일 뿐 약자인 독립피디들은 어디에도 하소연할 데가 없다.” 그는 앞으로 갑의 위치인 지상파 방송사에 독립피디들이 마련한 표준계약서 의무화를 요구할 계획이다.

방송 시장이 어려워져 제작비 압박이 심해지는 것도 난제다. 오 당선자는 “기획력만 좋으면 회사가 전폭 지원했던 옛날과 달리 요즘은 공익적인 대형 프로그램이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제작비는 많이 들어가면서 광고는 안 들어오는 프로그램은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에 피디에게 협찬을 받아오라고 한다. 누가 협찬을 공짜로 해주겠느냐”며 가진 자의 논리대로 방송이 휘둘릴 수밖에 없는 제작 현실을 우려했다.

그는 피디연합회 통일특위 위원장을 지내며 북한을 수십 차례 다녀온 ‘북한통’이다. 2000년엔 최초로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나흘간 진행된 저녁 뉴스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 언론은 노동당의 산하기관이니 남북 언론 교류는 공허한 소리 아니냐고들 하지만 북쪽 언론이 다른 조직에 비해 상대적 자율성이 보장돼 있고 방송인들도 교류 의지가 강해 다른 분야보다 교류 효과가 클 것”이라며 “5·24조치 이후 교류를 막고 있는 우리 정부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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