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종영한 <한국방송>(KBS) 2텔레비전 ‘태양의 후예’가 높은 시청률만큼 지나친 간접광고(피피엘)로 시청권 훼손 논란이 뜨거웠던 가운데, 유명스타가 주인공으로 나오더라도 잦은 피피엘은 거부감이 크다는 조사가 나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성인 남녀 1071명을 대상으로 5월17일부터 19일까지 실시한 ‘피피엘 인식과 광고효과’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피피엘은 드라마나 영화 등에 상품을 등장시켜 간접적으로 광고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태양의 후예에 등장하는 피피엘 제품은 ‘송혜교 목걸이’로 불린 장신구와 송중기가 마시던 홍삼, 특수 기능 자동차, 특정 브랜드 샌드위치, 커피 등으로, 지나친 노출 탓에 시청자들에게 ‘피피엘의 후예’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미 방송통신심위위원회 광고심의소위가 “상품명을 반복적이고 구체적으로 노출해 시청 흐름을 방해했다”며 방송심의 규정 47조 위반을 들어 행정지도인 ‘권고’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 피피엘에 대한 거부감은 전체 응답자의 55%에 달했으며, 연령별로는 청년층일수록 높았다. 20대의 경우 거부감이 든다는 응답이 59.8%, 30대 55.8%, 40대 41.2%, 50대 39.9%로 조사됐다.
피피엘로 프로그램 제작비용을 충당한다는 가정 아래 시청자가 인정할 수 있는 허용 범위를 묻는 질문에 “주인공으로 송중기·송혜교와 같은 스타가 아닌 무명배우가 나와도 좋으니 피피엘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14.7%, “주인공으로 송중기·송혜교와 같은 스타가 나온다면 1~2개까지만 피피엘을 참을 수 있다”는 응답은 66.5%였다. “주인공으로 송중기·송혜교와 같은 스타가 나온다면 피피엘이 많아도 괜찮다”는 응답은 18.9%에 그쳤다.
조사를 맡은 박아란 언론재단 선임연구위원은 “간접광고로 드라마 구성·내용이 변질되거나 부적절한 노출장면이 만들어질 경우 시청자들의 심각한 거부반응을 불러올 수 있다”며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품질 높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현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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