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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가장 좋아한 나라…한국어린이 위해 당연히 기부”

등록 2016-05-24 18:44

고 힌츠페터 부인 브람슈테트. 사진 김성광 기자
고 힌츠페터 부인 브람슈테트. 사진 김성광 기자
‘언론인권상’ 상금 내놓은 고 힌츠페터 부인 브람슈테트
“남편의 생전 뜻을 살려 상금을 어린이복지재단에 기부합니다.”

5·18 광주항쟁의 실상을 전세계에 가장 먼저 알린 ‘푸른 눈의 목격자’ 고 위르겐 힌츠페터(독일 공영방송 <아에르데>(ARD) 카메라 기자)가 지난 20일 언론인권센터 주최의 언론인권상 특별공로상을 받았다.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는 지난 1월 별세한 남편의 유지대로 상금 100만원을 한국에스오에스(SOS)어린이마을에 기부했다. 죽어서도 남다른 고인의 한국 사랑과 정의 실천이 화제다.

지난 17일 광주 망월동 구묘역에서 남편의 추모식을 치른 브람슈테트를 24일 서울 명동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상을 받은 것도 영광인데 100만원이라는 큰돈을 받아 뜻깊은 곳에 쓰고 싶었다. 남편이 죽기 전에 장례식에서 꽃을 놓을 돈도 아껴 어린이재단에 전하라고 했다. 상금을 직접 받았다면 그도 반드시 기부했을 것이다.”

에스오에스어린이마을은 오스트리아 헤르만 그마이너 박사가 설립한 어린이복지시설로 지금은 130여개 나라로 조직이 확장됐다. 그는 “9살 때 부모를 잃은 그마이너가 아이들이 나쁜 환경에 빠지지 않고 안정된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재단을 설립했는데, 그런 철학을 존중해 우리 부부도 오랜 기간 매달 지원해왔다”고 기부 배경을 밝혔다.

그는 독일의 인문계 중등학교인 김나지움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다. 힌츠페터는 처음엔 아버지처럼 의사가 되기 위해 의대를 다녔다. 하지만 대학에서 동아리를 하다 사진에 매료돼 진로를 바꾸게 되었다. 동갑내기 친구였던 두 사람은 몇십년 만에 의사와 환자로 극적인 재회를 하며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남편이 다쳐서 응급실로 들어왔을 때 내가 치료하게 됐다.” 2002년 60대 초반에 머리가 희끗해져 다시 만난 이들은 지난 1월 힌츠페터가 세상을 뜨기까지 15년을 함께 지냈다.

인터뷰 중간중간 그리움으로 눈물을 훔친 그는 “남편은 항상 옳은 것을 추구한 정의로운 사람이었다”며 “남편을 통해 아시아를 알게 되고 한국의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돼 고맙다”고 했다. 그는 “남편의 정신세계가 한국인과 가까운 것 같다. 일본 주재기자로 아시아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는데 어느 나라가 가장 좋으냐고 물으면 ‘한국’이라고 답했다”고 남편의 한국 사랑을 들려줬다.

그는 25일 고향인 독일 북부 소도시 라체부르크로 돌아간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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