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도입돼 신뢰도에 영향
당선자·비례대표 예측 수치 공유
정당별 의석수 예측은 각자 보도
난이도 높아 지난 총선 17곳 오판
당선자·비례대표 예측 수치 공유
정당별 의석수 예측은 각자 보도
난이도 높아 지난 총선 17곳 오판
<한국방송>(KBS)과 <문화방송>(MBC), <에스비에스>(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4·13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동으로 출구조사를 실시한다. 출구조사에서 반영되지 않는 사전투표가 총선에선 처음 도입돼 신뢰도를 어떻게 담보할지 주목된다.
한국방송협회와 방송 3사로 구성된 방송사 공동예측조사위원회는 28일 “이번 총선에서 정밀한 조사 결과를 얻기 위해 253개 전 지역구에서 총 2500개 이상의 투표소를 추출해 광범위한 출구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상파 3사는 당선자·비례대표 예측 수치 등 공동 출구조사 결과는 공유하되, 1당과 정당별 의석수 예측은 각 방송사가 경합도를 분석한 뒤 각각 내보낼 예정이다. 출구조사는 선거일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투표소로부터 50미터 밖에서 투표자 5명 등간으로 진행된다. 조사원 1만2500명에 감독관 500여명으로 총 66억원의 조사 비용이 들어간다.
국회의원 선거 출구조사는 대통령선거나 단체장 선거에 비해 선거구별로 표본수는 적고 표심 변화의 폭은 큰 가운데 300명의 개별 당선 여부를 예측해야 하는 난이도 높은 조사여서 ‘고비용 고위험’ 콘텐츠로 불린다. 4년 전 총선 때도 방송 3사가 출구조사를 공동 진행하여 기존 조사보다 정확도를 높이기는 했지만 246곳 가운데 17곳은 당선자 예측이 빗나갔다. 일각에선 거액을 들여놓고도 1당 예측을 제대로 못해 되레 혼란을 준다며 출구조사 무용론을 거론하기도 한다. 하지만 선거 1주일 전부터 여론조사 공표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양날의 칼을 감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출구조사는 전체 투표자 가운데 약 3%의 극소수를 뽑아 전체의 결과를 예측하는 통계과학이다. 그동안 출구조사의 오류는 무응답이나 거짓응답 등 응답 거절률과 상관관계가 높았다면 이번엔 사전투표율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 지방선거의 사전투표율은 실제 투표자 2346만명 가운데 473만명이 참여해 20%가 넘었다(유권자 대비 11.5%). 한국조사연구학회장을 지낸 조성겸 충남대 교수는 “사전투표율이 예측조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며 “그동안 부재자 투표가 100만명 정도였다면 사전투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위기라 출구조사 예측을 안정적으로 하기 어려운 여건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공동예측조사위는 통계전문가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과학적 조사 방법과 정밀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지방선거 출구조사 자료가 사전 유출된 것을 고려해 철저한 보안 유지에 나선 조사위는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지만 사전투표율 보정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