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장균 기자
재징계 소송 시달리는 우장균 기자
“경영진, 복직자 한식구 인정 안해
돌아오지 못한 3명 위해 버틸 것”
“경영진, 복직자 한식구 인정 안해
돌아오지 못한 3명 위해 버틸 것”
“사내 게시판에 ‘항소하지 말라’는 글이 쏟아졌는데 결국 무시되었다. 조준희 사장은 대화합 정신을 스스로 저버렸다.”
6년 넘는 법정 공방 끝에 대법의 해고 무효 판결로 복직한 뒤 다시 소송에 시달리는 우장균(사진) 기자를 지난 26일 서울 상암동 와이티엔 사옥에서 만났다.
그는 해직기자 6명 가운데 가장 연장자다. 노조위원장도 맨 먼저 지냈고 해직 기간에 한국기자협회장도 거쳤다. 지난 1월 재징계 무효소송 판결을 앞두고 애써 담대하려고 했지만 지난했던 그동안의 소송들까지 떠오르자 착잡해졌다. “그날 서부지법에 들어갈 때 이길 거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했지만, 꽤 길었던 재판관의 판결을 듣는 동안 심장은 떨리고 가슴이 다시 졸였다.”
2014년 12월 방송사로 다시 들어올 때도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아직도 풍찬노숙하는 3명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언론인 부당해고를 입증했고, 방송사 안에서 긴 시간 함께 고통을 겪은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의미로 복직의 문을 열고 합류했던 것”이었는데, 한 식구로 인정하지 않는 듯한 경영진의 냉랭한 태도에 불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2008년 10월 청와대 출입기자실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 복직 뒤 보도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심의실 4개월을 거쳐 지금은 웨더본부에서 편성제작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와이티엔 출범 초기부터 앵커로 활동했다. 방송을 통해 얼굴이 잘 알려지는 앵커들이 이렇게 지속적인 수난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우 기자는 “박성범·류근찬씨 등 방송 앵커들이 모두 잘나갔다고요? 노종면·현덕수나 내가 앵커의 길이 꼭 양지로 가는 길만은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지요”라며 웃었다.
복직자 가운데 한 사람은 이런 회사가 싫다고 떠날 생각을 하기도 했다. 결국 ‘못난 선배가 되지 말자’며 마음을 다잡았다. 우 기자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3명의 길을 열기 위해 한몸처럼 부담 갖고 서로 버티는 동력이 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영진이 시청률 하락을 고민하는 것에 대해서는 “시청률이 걱정되십니까? 제게 전권을 주면 2배로 올려놓겠습니다. 아이디어 뛰어난 노종면 앵커와 조승호 피디를 데려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라고 답했다. 나머지 해직자들의 복귀가 와이티엔의 상처를 치유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되찾는 해법이라는 시사였다.
문현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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