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주최로 열린 ‘MBC 녹취록 파문, 문제점과 해결 방안’ 긴급 토론회에서 문화방송 해직자인 최승호 피디(오른쪽)가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MBC 녹취록 파문’ 긴급토론회
<문화방송>(MBC) 녹취록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2일 오후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당의 공동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문화방송 녹취록 파문, 문제점과 해결 방안’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야당들은 이번 녹취록 사건은 “공영방송의 경영진이 본연의 의무를 저버리고 특정 이념과 정파 입장만을 대변해 프로그램 개입과 여론조작에 앞장서 왔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공영방송 제도를 위협하는 중차대한 사건으로 해석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영화 ‘내부자들’ 상상 아냐
정치권력에 부역한 추악한 거래” 김재홍 방통위 부위원장 “편성 책임자외 개입 불법
국정조사나 청문회해야”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문화방송 문제만 아니다
언론전체의 삶으로 봐야” 녹취록 당사자 최승호 해직 피디 “나머지 해고·징계 170여명에도
결정과정 똑같았다고 본다” 발제를 한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는 “백종문 본부장의 ‘증거 없는 해고’ 발언은 2012년 문화방송 파업 때 문화방송 경영진이 자행한 행위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일종의 노동탄압 행위임을 인정한 것으로, 공영방송 문화방송을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그리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는 노동부는 즉각 조사에 착수해 부당행위 당사자와 책임자를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이번 녹취록 사태를 통해 정치·경제세력과 언론이 결탁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 <내부자들>이 영화만의 상상이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세계에서, 공영방송사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것도 언론이 정치·자본권력의 압력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나팔수 구실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부역하며 추악한 거래를 해왔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화방송은 그동안 자행한 불법행위에 대해 피해자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진행중인 모든 소송 취하와 함께 해고자들을 즉각 복직시킬 것”을 촉구했다. 김재홍 방통위 부위원장은 방통위의 합의된 내용이 아닌 사견임을 전제로 “편성에 개입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백종문씨가 편성 자율성을 해친 증거들이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며 “외부 압력뿐 아니라 편성책임자 외에 내부에서도 개입하면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회에 국정조사나 청문회를 제안하며 “정치권이 나서야 방통위도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야당 추천인 이완기 방문진 이사도 “녹취록 사건은 문화방송 경영진이 자기 자리를 탐해 후배들의 목을 친 범죄행위다. 회사에 손실을 끼친 배임행위”라며 본질적 해결을 위해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보라미 변호사는 “언론사의 대규모 해고가 4년이 지났는데도 언론사 스스로 해결하고 자정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법적인 부분과 관련해선 “수많은 소송비용 등 손실로 미뤄 배임죄 성립 여지가 충분한 만큼 관련자들을 고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문화방송 녹취록 사태가 단순히 문화방송만의 문제로 국한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언론 전체, 노동자 전체의 삶으로 봐야 한다. 대한민국 모든 노동자의 목줄을 죄는 것이다. 다른 언론사에 악성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번질 것이고 쉬운 해고가 어떻게 되는지 명확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녹취록의 당사자인 최승호 문화방송 해직 피디는 “녹취록에 박성제 기자와 내 이름이 거론됐지만 나머지 해고자들, 정직, 인사발령 등 파업 관련해 징계받은 170여명에게도 결정 과정은 모두 똑같았다고 본다. 증거 없이 누가 괘씸한지, 누가 우리를 비판하고 기조에 반하는지를 기준으로 징계해 많은 사람이 고통을 당하고 있고, 국민들은 방송 내용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추혜선 정의당 언론개혁기획단장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중요하다. 정치권이 책임을 견인할 수 있도록 방통위와 방문진도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정치권력에 부역한 추악한 거래” 김재홍 방통위 부위원장 “편성 책임자외 개입 불법
국정조사나 청문회해야”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문화방송 문제만 아니다
언론전체의 삶으로 봐야” 녹취록 당사자 최승호 해직 피디 “나머지 해고·징계 170여명에도
결정과정 똑같았다고 본다” 발제를 한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는 “백종문 본부장의 ‘증거 없는 해고’ 발언은 2012년 문화방송 파업 때 문화방송 경영진이 자행한 행위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일종의 노동탄압 행위임을 인정한 것으로, 공영방송 문화방송을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그리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는 노동부는 즉각 조사에 착수해 부당행위 당사자와 책임자를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이번 녹취록 사태를 통해 정치·경제세력과 언론이 결탁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 <내부자들>이 영화만의 상상이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세계에서, 공영방송사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것도 언론이 정치·자본권력의 압력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나팔수 구실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부역하며 추악한 거래를 해왔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화방송은 그동안 자행한 불법행위에 대해 피해자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진행중인 모든 소송 취하와 함께 해고자들을 즉각 복직시킬 것”을 촉구했다. 김재홍 방통위 부위원장은 방통위의 합의된 내용이 아닌 사견임을 전제로 “편성에 개입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백종문씨가 편성 자율성을 해친 증거들이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며 “외부 압력뿐 아니라 편성책임자 외에 내부에서도 개입하면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회에 국정조사나 청문회를 제안하며 “정치권이 나서야 방통위도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야당 추천인 이완기 방문진 이사도 “녹취록 사건은 문화방송 경영진이 자기 자리를 탐해 후배들의 목을 친 범죄행위다. 회사에 손실을 끼친 배임행위”라며 본질적 해결을 위해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보라미 변호사는 “언론사의 대규모 해고가 4년이 지났는데도 언론사 스스로 해결하고 자정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법적인 부분과 관련해선 “수많은 소송비용 등 손실로 미뤄 배임죄 성립 여지가 충분한 만큼 관련자들을 고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문화방송 녹취록 사태가 단순히 문화방송만의 문제로 국한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언론 전체, 노동자 전체의 삶으로 봐야 한다. 대한민국 모든 노동자의 목줄을 죄는 것이다. 다른 언론사에 악성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번질 것이고 쉬운 해고가 어떻게 되는지 명확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녹취록의 당사자인 최승호 문화방송 해직 피디는 “녹취록에 박성제 기자와 내 이름이 거론됐지만 나머지 해고자들, 정직, 인사발령 등 파업 관련해 징계받은 170여명에게도 결정 과정은 모두 똑같았다고 본다. 증거 없이 누가 괘씸한지, 누가 우리를 비판하고 기조에 반하는지를 기준으로 징계해 많은 사람이 고통을 당하고 있고, 국민들은 방송 내용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추혜선 정의당 언론개혁기획단장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중요하다. 정치권이 책임을 견인할 수 있도록 방통위와 방문진도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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