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와대 해외홍보비서관 손지애씨
전 청와대 해외홍보비서관 손지애씨
같은 보수인 전 정권보다도 후퇴
외신 대변인 비서관급 격상 필요
같은 보수인 전 정권보다도 후퇴
외신 대변인 비서관급 격상 필요
외신기자들은 같은 보수정권이지만 지난 이명박 정부는 외신의 중요성을 잘 인식했다고 평가한다. 물론 세계 금융위기를 맞아 외신의 긍정적 시각이 절실했겠지만 외신기자들과 수시로 접촉하며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이때 외신들과 원활한 소통을 이끈 주역이 <시엔엔>(CNN) 등에서 20년 가까운 특파원 경험으로 청와대 해외홍보비서관을 맡았던 손지애씨다. <아리랑티브이> 사장을 거쳐 지금은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인 손지애씨를 지난 20일 만났다.
손 교수는 “보통 정권 초기에는 국내 정치에 신경쓰느라 외신들을 잘 못 챙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엔 너무 오래간다”며 글로벌 시대에 외국인 투자가들도 한국을 관심있게 지켜보는데 한국의 홀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외신의 심정을 전했다.
그는 “전두환·노태우 정권 때는 언론 통제가 심했지만 김영삼 정권 때부터 자유로워지며 내·외신을 따로 관리하지 않고 같이 대우했다. 외신기자들도 이걸 더 편하게 여겼다. 김대중 정권 때는 춘추관에 등록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되짚었다. 국회 출입은 노무현 정권 때 가능해지는 등 외신정책이 조금씩 진일보한 것과 견줘 현 정부는 크게 뒷걸음질치는 꼴이다.
그는 최근 대통령 기자회견의 사전질문과 관련해 “와이에스(YS)는 대범하게 질문도 받고, (순서에 없어도) 손을 들면 지정해주기도 했다. 사전 질문을 받는 건 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 때도 어느 정도 있었다. 저널리즘 측면에서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생중계를 대비해 외국도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워낙 적으니까 이번에 언론에 집중 주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는 청와대 해외홍보비서관 시절에 수요일마다 외신기자클럽을 방문해 외신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했다. “현안이 있으면 20명 넘게 참여하고 특별한 이슈가 없을 땐 서너명일 경우도 있었지만, 그들의 의견을 듣고 청와대 뜻도 전달하며 정례적 스킨십을 통해 소통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외신기자들은 지금도 이 당시를 외신 활동의 황금기로 기억한다.
손 교수는 청와대서 외신정책을 잘 펼치려면 ‘인사’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현재 외신 대변인이 4급으로 강등된 현실을 겨냥해 “외신 철학·전략을 담은 해외홍보 관리와 제안 등을 제대로 하려면 최소한 비서관급(1급)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