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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내가 바로 20년 전 ‘교통방송’ 저격수였습니다”

등록 2015-12-24 18:52

정찬형 <교통방송>(tbs) 새 대표
정찬형 <교통방송>(tbs) 새 대표
정찬형 새 대표 취임…‘문화방송’ 피디시절 경쟁 프로 연출
‘저격수에서 사장으로’. 최근 <교통방송>(tbs) 새 대표를 맡은 정찬형(57) 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피디의 얘기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취임사에서 “저는 1990년 ‘교통방송’ 출범 뒤 저녁 프로그램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위협적인 상대로 떠오르자 해결을 위해 나섰던 상대 방송사의 저격수였습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때 ‘문화방송’ 라디오의 교통정보 프로그램 <푸른 신호등>의 연출자로서, ‘교통방송’의 탄생부터 발전 과정을 관심있게 지켜본 업계 동료였다는 점을 강조한 대목에서 나온 고백이었다. 그때 청취자들의 귀를 붙들어맨 신생 프로그램은 성우 배한성·송도순씨가 진행한 <함께 가는 저녁길>이었다. 그는 93년 시사·오락을 가미한 교통정보 프로그램 <이무송·노사연의 특급작전>으로 맞섰다. 몇개월 만에 순위가 뒤집혔다.

그는 22일 인터뷰에서 “두 진행자는 이때 인연으로 결혼까지 하게 됐다. 청취율 회복의 특급작전이 그들에겐 연애작전이었던 셈”이라고 회고했다.

‘문화방송’에서 33년간 올곧게 라디오 방송현장을 지킨 정 대표는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비롯해 <라디오시대><세계는 우리는>등등, 만드는 프로그램마다 대박을 터뜨려 라디오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다. 97년 외환위기 때 만든 <여성시대>에선 ‘미용실 수다’나 살림 이야기 수준을 벗어나 실직, 해고, 기업체 도산, 취업난 등 팍팍하고 고된 사회적 상황을 반영한 가슴 저린 이야기로 공감과 함께 인기를 끌었다.

‘교통방송’은 서울시 산하의 사업소로 시의 재정 지원을 받는다. 170여명의 직원에 프리랜서 등을 포함하면 500여명으로 결코 작지 않은 규모다. 라디오 피디로 승승장구한 이력이 경영자로서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른 정 대표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결핍’을 느끼는 지점과 사람들이 갈구하는 것을 주의깊게 파악해서 문화상품으로 개발해왔듯이, 교통방송에서도 그 가능성을 타진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오락성과 해학에 사회성도 갖춘 프로그램, 일상에서 편안하게 힐링이 되는 음악 프로그램 등 ‘킬러콘테츠’나 업계 대표 상품이 될 만한 프로들이 보인다”며 “제작진의 잠재력이 간단치 않아 아침저녁으로 다른 방송사들이 하지 못하는 시사정보 프로그램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를 탐사·분석하는 시사보도 기능이 약해지고 있는 요즘의 언론 현실을 우려하면서 나온 진단이기도 하다.

그는 교통방송이 교통과 기상정보 등 생활 속 작은 정보를 바탕으로 더 중요한 정보를 외면하지 않는 ‘올댓’(all that) 방송이 되기를 꿈꾼다. 정 대표는 “뉴미디어 시대에 필요한 정보와 지혜를 하나씩 풀어내 믿고 들을 수 있는 ‘알토란’ 방송을 만들어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문현숙 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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