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용산 시티파크 모델하우스 전경. 사진은 <와이티엔> 뉴스 퍼레이드 방송 캡쳐 화면
‘용산 시티파크 임원특혜분양’ 보도에 입장발표…고발한 남창룡기자 해고
10일 <세계일보>를 펼쳐든 한 독자는 깜짝 놀랐다. 2면 대형박스로 〈KBS ‘미디어 포커스’의 본사관련 왜곡·편향보도에 대한 세계일보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기 때문이다. 지난 8일 밤 ‘미디어 포커스’가 방영한 “특혜분양 비판이 해사행위?”라는 보도에 대한 ‘반격’인 셈이다.
8일 ‘미디어 포커스’는 “세계일보가 시행사로 참여하면서 롯데건설로부터 받은 용산 시티파크 10채가 직원 몰래 사장과 전·현직 임원에게 특혜분양됐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달 15일 파면당한 <세계일보> 남창룡 기자의 사례를 상세히 보도했다.
남 전 기자는 방송에서 “특별분양 문제를 제기한 내가 경영진에게는 눈엣가시였고, 문제가 밖으로 알려질까봐 나를 파면했다”며 “회사 공유재산으로 특별분양받은 시티파크 10채를 전·현직 간부들이 가져간 것은 언론사로서 부도덕하고 부당한 행위이며, 하루 빨리 회사 재산으로 돌려야 한다”고 밝혔다.
■ 시티파크 분양권이란?
시티파크는 세계일보가 땅을 제공하고 대우·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시공하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다. 아파트 629세대와 오피스텔 141채가 들어서는 이 곳은 지난해 25만명의 청약자와 7조원의 청약금이 몰려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정도로 ‘황금알 투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7년 8월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이 곳은 현재 67평형 분양권 시세가 15억원으로, 7억원 넘는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세계일보사는 2004년 4월 92평형 펜트하우스 1채, 60여평형 3채, 70여평형 6채 등 10채를 시행사 몫으로 특별분양받았다. 이 가운데 펜트하우스 1채는 회사 명의로, 나머지는 사장 및 전·현직 임원 명의로 돌렸다. 올해 4월 이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회사 안팎에서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당시 회사는 아파트 분양과정에서 정당하고 합법적인 절차를 거쳤다고 해명했다. 시티파크 특별분양건으로 논란이 일자, 세계일보는 지난 7월 용산 시티파크 특별분양분에서 발생한 이익금을 사원들에게 돌려준다는 의미로 한채당 3억원의 프리미엄을 산정해 1인당 200만~250만원씩 모두 11억 5000만원을 지급해 ‘무마용’이라는 평가를 낳기도 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남창룡(40) 기자는 사내 게시판에 특혜분양 의혹을 제기했고, 회사재산으로 돌릴 것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회사는 “남 기자가 정체불명의 단체를 결성해 불온선동에 앞장서고 있다”며 지난달 15일 파면했다. 그는 파면 직전까지 지난달 11일 발족된 ‘세계일보 청렴실현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 세계일보 “특혜분양 아니야…간부에 우선분양은 경영적 판단” 세계일보는 ‘미디어 포커스’ 방송 이후 정면반박에 나섰다. 9일자 2면에 대형박스로 해당 아파트 분양과정과 그간의 경과, 남창룡 기자의 파면건과 관련해 세계일보의 입장을 상세히 싣고, 보도 내용이 본사의 명예를 크게 손상시켰다고 판단, 법정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세계일보는 “특혜분양은 분양 과정에서 정당하고 합법적인 절차 없이 뒷거래로 이뤄지는 것을 뜻한다”며 특혜분양 의혹에 쐐기를 박은 뒤, “본사가 10채를 할애받은 것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사업 시행자에게 주어지는 우선적인 권리이며 합법적이고 정당한 것으로 회사로서도 내부 분양 과정에 아무런 뒷거래가 없었다”고 밝혔다. 전·현직 임원에게 아파트를 분양한 것과 관련해서는 “극히 제한된 물량만큼 작년 4월 내부처리 기준에 따라 국장급 이상 회사 간부들에게 우선분양의 혜택을 준 것이며, 경영적 판단에 이뤄졌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세계일보는 공급 아파트가 계약금과 중도금 부담이 큰 중대형이기 때문에 일반사원을 대상으로 하기엔 근본적으로 어려움이 있고, 분양을 통해 발생하는 차익을 회사에 기부할 수 있는 신분이 불가결하다는 경영적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 남창룡 기자의 파면과 관련해서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회사에 대한 불신과 갈등을 조장하고, 회사와 상급자의 업무지시를 수차 어겼기 때문에 파면된 것이며, 적법 절차에 의해 분양된 아파트의 반환을 요구했기 때문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 계속되는 의혹들…
세계일보의 해명에 불구하고 의혹은 여전히 남는다. 분양만 받으면 거액의 프리미엄이 확실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양권을 회사 고위 간부들에게 분양하는 과정에서 공개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과 이를 문제삼은 남 기자의 파면과정이나 이유는 세계일보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석연치 않다. 실제 회사는 특혜분양 대상자가 누구인지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또 “시티파크가 회사 재산으로 삼을 수 없는 성격의 것이어서 회사 임직원에게 우선분양의 혜택을 줬다”는 회사의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비판적인 임직원들이 분양 대상에서 빠져 있다는 점도 의문이다. 분양과정에서 뒷거래가 없었기 때문에 ‘특혜분양이 아니’라는 해명 역시 궁색하긴 마찬가지다. 뒷거래가 없었다지만, 일부 회사 간부에게 특혜를 준 것만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이 때문에 ‘미디어 포커스’는 이날 보도에서 한 퇴직자의 인터뷰를 따 “시티파크를 임직원에게 분양하는 과정에서 임직원들의 참여가 없었고, 이 내용 역시 공적인 자리가 아니라 술자리에서 탄로났다”며 선정과정의 폐쇄성과 비민주성을 제기했다.
남 기자 또한 “사규나 노동법 근거, 파면의 이유도 적시되지 않은 채 파면됐으며, 파면 전에 어떤 경고나 통보도 없었고 소명의 기회도 얻지 못했다”며 “경영진들이 밝히고 싶지 않은, 밝혀지면 안될 내용이 있기 때문 아니겠는가”라며 파면과정에서 부당성을 제기했다.
■ 남 전 기자, “부당해고 이의제기 신청”
또 이날 방송에서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기자의 생명을 끊는 파면조처를 단행한 것은 세계일보의 비민주성과 폐쇄성을 드러낸 것”이라며, 파면조치가 적절하지 않았음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실제 세계일보는 노조활동이나 회사 비판 등으로 파면된 기자들이 여럿 있으며, 노조 또한 없는 상태다.
한편, 남 기자는 “파면조처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원직복직이 이뤄지고 시티파크 특별분양분이 회사 재산으로 환원될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지난달 16일 서울지방노동사무소에 부당해고 이의제기를 냈고, 20일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세계일보의 인권침해 및 차별대우 문제를 진정했다.
남 기자는 지난 4일에는 사광기 사장과 이동한 부사장, 김찬호 상무, 홍대기 총무국장 등 임원 4명을 검찰에 고발, 시티파크 특혜분양 논란으로 시작된 세계일보 내부비리 의혹은 법정싸움으로 번지게 돼 진실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될 전망이다.
세계일보는 1991년 노태우정권시절 ‘수서 특혜분양 사건’을 특종보도하며, 부동산 특혜분양의 부도덕성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세계일보사는 2004년 4월 92평형 펜트하우스 1채, 60여평형 3채, 70여평형 6채 등 10채를 시행사 몫으로 특별분양받았다. 이 가운데 펜트하우스 1채는 회사 명의로, 나머지는 사장 및 전·현직 임원 명의로 돌렸다. 올해 4월 이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회사 안팎에서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당시 회사는 아파트 분양과정에서 정당하고 합법적인 절차를 거쳤다고 해명했다. 시티파크 특별분양건으로 논란이 일자, 세계일보는 지난 7월 용산 시티파크 특별분양분에서 발생한 이익금을 사원들에게 돌려준다는 의미로 한채당 3억원의 프리미엄을 산정해 1인당 200만~250만원씩 모두 11억 5000만원을 지급해 ‘무마용’이라는 평가를 낳기도 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남창룡(40) 기자는 사내 게시판에 특혜분양 의혹을 제기했고, 회사재산으로 돌릴 것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회사는 “남 기자가 정체불명의 단체를 결성해 불온선동에 앞장서고 있다”며 지난달 15일 파면했다. 그는 파면 직전까지 지난달 11일 발족된 ‘세계일보 청렴실현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 세계일보 “특혜분양 아니야…간부에 우선분양은 경영적 판단” 세계일보는 ‘미디어 포커스’ 방송 이후 정면반박에 나섰다. 9일자 2면에 대형박스로 해당 아파트 분양과정과 그간의 경과, 남창룡 기자의 파면건과 관련해 세계일보의 입장을 상세히 싣고, 보도 내용이 본사의 명예를 크게 손상시켰다고 판단, 법정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세계일보는 “특혜분양은 분양 과정에서 정당하고 합법적인 절차 없이 뒷거래로 이뤄지는 것을 뜻한다”며 특혜분양 의혹에 쐐기를 박은 뒤, “본사가 10채를 할애받은 것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사업 시행자에게 주어지는 우선적인 권리이며 합법적이고 정당한 것으로 회사로서도 내부 분양 과정에 아무런 뒷거래가 없었다”고 밝혔다. 전·현직 임원에게 아파트를 분양한 것과 관련해서는 “극히 제한된 물량만큼 작년 4월 내부처리 기준에 따라 국장급 이상 회사 간부들에게 우선분양의 혜택을 준 것이며, 경영적 판단에 이뤄졌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세계일보는 공급 아파트가 계약금과 중도금 부담이 큰 중대형이기 때문에 일반사원을 대상으로 하기엔 근본적으로 어려움이 있고, 분양을 통해 발생하는 차익을 회사에 기부할 수 있는 신분이 불가결하다는 경영적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 남창룡 기자의 파면과 관련해서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회사에 대한 불신과 갈등을 조장하고, 회사와 상급자의 업무지시를 수차 어겼기 때문에 파면된 것이며, 적법 절차에 의해 분양된 아파트의 반환을 요구했기 때문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 계속되는 의혹들…
8일 ‘미디어 포커스’가 의 용산 시티파크 특혜분양 의혹을 보도한 것과 관련, <세계일보>는 10일자 신문 2면에서 회사의 입장을 상세히 밝혔다.
전현직 간부들의 용산 시티파크 특혜분양 의혹을 제기해 지난달 15일 파면된 남창룡 전 기자가 사진의 부당해고 철회와 시티파크 회사반환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 남창룡의 동북아연합 이야기(blog.daum.net/dongbukayonh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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