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해직 뒤 직접 디자인한 스피커를 만들어 팔고 있는 박성제(47) 씨. 사진 푸른숲 제공
해직기자·스피커 장인 박성제씨
‘어쩌다 보니, 그러다 보니’ 책 내
“복직해 MBC 제대로 되돌려놓고파”
‘어쩌다 보니, 그러다 보니’ 책 내
“복직해 MBC 제대로 되돌려놓고파”
“아빠 해고됐다며? 아빠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 3위야. 1위는 김재철, 2위는 최승호.”
지난 2012년 6월, <문화방송>(MBC) 박성제(47·사진) 기자의 해고 소식은 중학생인 딸이 인터넷을 통해 알 정도로 떠들썩한 일이었다. 김재철 당시 사장은 노조 파업에 대한 ‘보복’으로 박 기자를 최승호 피디(현 <뉴스타파> 앵커)와 함께 해고했다. 1993년 입사 뒤 19년 동안 일해온 문화방송에서 그는 그렇게 쫓겨났다.
그런데, 그가 해직 뒤 직접 디자인한 스피커를 만들어 판다는 소식은 언론계의 화제였다. ‘쿠르베’라는 상표도 정식 등록했다. 음악 애호가들에게서도 실력을 인정받는다고 했다.
주변에서 많이 물어봐서일까. 박 기자가 해직 기자이자 ‘수제 스피커 장인’으로 살아가는 얘기를 최근 <어쩌다 보니, 그러다 보니>(푸른숲·1만3000원)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묶어냈다. “그런 인생역정을 기록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출판사 편집자의 설득에 넘어갔어요.” 3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작업장에서 만난 박 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책 속에 투쟁기와 창업기가 함께 담긴 것 같다’는 기자의 물음에 “인생이 뜻하지 않게 날아온 돌에 맞아 바뀌었죠. ‘그래도 씩씩하게 사는구나’, ‘이런 삶도 나쁘지 않네’라는 생각을 독자들이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지난 대선 당시 여권 정치인들까지 나서 복직을 약속한 까닭에 복귀 가능성이 높아보였으나, 지금까지 해직 기간은 하염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문화방송’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원했다. “문화방송을 ‘만나면 좋은 친구’로 되돌려놓고 싶어요. 그리고 쿠르베도 ‘해직 기자가 만든 스피커’란 딱지를 떼고 작품 자체로 승부하고 싶어요.”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사진 푸른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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