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 등의 광화문광장 농성을 ‘불법 논란’으로 다룬 지난 12일 <엠비시 뉴스데스크> 보도. 방송 화면 갈무리
의도적인 ‘세월호 대 민생’이란
‘종편보도 프레임’ 확대재생산
MBC, 김영오씨 단식 외면하다
갑자기 사생활 집중 조명
유가족 입장 사실과 달리 보도
참사 재발 방지 힘쓰기보다
이념논쟁 몰아가기에 시민들 비판
‘종편보도 프레임’ 확대재생산
MBC, 김영오씨 단식 외면하다
갑자기 사생활 집중 조명
유가족 입장 사실과 달리 보도
참사 재발 방지 힘쓰기보다
이념논쟁 몰아가기에 시민들 비판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문화방송>(MBC) 상암 신사옥 앞. 강영희(50)씨는 ‘세월호의 진실, 살아있는 언론이 필요합니다’라는 푯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두 주째다.
강원 춘천시에 사는 강씨가 문화방송을 찾은 것은, 지난 11~12일 <엠비시 뉴스데스크> 보도가 계기가 됐다. 당시 문화방송은 세월호 진실규명을 위한 광화문광장 농성을 두고 ‘불법’, ‘이념논쟁 싸움판’이라 보도(사진)했다. 그가 참여하는 시민 모임 ‘리멤버 0416’에서는 돌아가며 <한국방송>(KBS)을 포함한 공영방송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7개 언론·시민단체도 26일부터 엠비시 앞에서 공동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세월호 사고 5개월이 지나도록,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세월호 보도 참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재난의 재발 방지를 위한 진실 규명에 힘쓰기보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우선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수 성향의 신문 및 종합편성채널(종편)들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박근혜 대통령에 적대하는 ‘불순세력’인 것처럼 다루거나 일부 유가족 개인 문제를 사안의 핵심인냥 부풀려 보도해 비판을 받았다. 유가족에 대한 시민사회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데 힘쓰면서 공론의 진전을 막는다는 것이다.
또 세월호와 ‘민생’을 대비시키는 구도는 의도적이고 악의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세월호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마당에 여권이 내세운 정치적 프레임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 가운데선 엠비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종편과 차원이 다른 공정성을 추구해야 함에도 현안을 외면하면서 사실 보도마저 누락하는 일이 잦다.
<엠비시 뉴스데스크>는 유가족들이 단식농성을 시작했다는 사실은 물론 김영오씨가 단식 40일째 병원으로 이송된 사실도 보도하지 않았다. 반면,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25일 ‘단식농성 유민아빠 논란’ 리포트를 통해 김씨의 사생활을 집중조명했다.(<표>) 지난 16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특별법 관련 국무회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7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유가족 입장을 언급하지 않았다.
사실과 다른 보도도 있었다.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20일 ‘강경파에 밀린 새정치민주연합…해결책 못 찾고 진퇴양난’이라는 꼭지에서 “(세월호가족대책위는) 유가족이 포함되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줘야 한다는 요구도 하고 있다”고 했다. 가족대책위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유가족을 포함시켜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
문화방송 보도국은 이에 대해 홍보실을 통해 “엠비시는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한겨레>보다 훨씬 공정한 태도를 견지해왔다. 또한 정치적으로 편향된 매체와 단체의 엠비시를 흠집내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전해왔다.
이와 관련해, 김성해 대구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언론의 공정성은 ‘공공의 관점’에서 기사가 우리 사회의 안정·유지에 얼마나 기여하느냐로 판단할 수 있다. 우리사회를 지키기보다 집권 세력을 지키려고 노력하면 공정성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세월호 진상규명문제는 유가족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이런 일이 재발해선 안 된다는 공적 의미가 있다. 대리기사 폭행 건을 (세월호 특별법 협상 등의 현안과) 동등한 수준에서 배열함으로써 우리사회가 얻어야 할 중요한 교훈이나 혜택을 스스로 포기하도록 하는 게 언론의 올바른 행태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글·사진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한 시민모임 ‘리멤버 0416’ 참여자가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문화방송 상암 신사옥 앞에서 공정보도를 촉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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