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신뢰하는 언론 매체. 자료 : 시사저널·미디어리서치
한겨레가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이 실시한 전문가 대상 여론 조사에서 국내 언론 가운데 가장 신뢰하는 매체(신뢰도)이자 가장 많이 찾아보는 매체(열독률)로 꼽혔다.
시사저널은 매년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라는 주제로 각계 전문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이 조사는 언론과 관련해선 신뢰도, 열독률, 영향력 등 세 가지 부문을 알아본다. 매년 실시하는 조사여서 순위의 변동도 파악할 수 있다.
1일 시시저널의 보도를 보면, ‘가장 신뢰하는 언론 매체’ 부문에서 한겨레(27.5%)는 지난해 2위에서 1위 자리에 복귀했다. 그 뒤는 KBS(25.8%), JTBC(20.5%), 경향신문(19.6%), 조선일보(15.0%)의 순서였다. JTBC가 3위로 도약하면서 나머지 언론들이 뒤로 밀렸다.
가장 열독하는 언론 매체. 자료 : 시사저널·미디어리서치
‘가장 열독하는 언론 매체’로는 한겨레(22.4%), 조선일보(21.8%), KBS(20.0%), 네이버(19.8%)의 순서였다. 한겨레는 이 부문에서 지난해 4위였으나, 올해 1위로 세 계단을 뛰어올랐다. 이 부문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래 한겨레가 1위에 오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중앙일보(12.1%)는 경향신문(15.4%)에 한 계단 처진 7위였고, JTBC는 8위(9.0%)였다.
언론의 현실적 힘을 가르키는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 매체’ 부문에선 KBS가 59.6%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조선일보가 51.2%로 뒤를 이었고 지난해 3위였던 MBC는 네이버에 밀려, 4위(22.0%)로 내려앉았다. JTBC는 13.2%로 6위 자리에 당당히 입성했다. 한겨레(9.5%)는 9위로, 동아일보(10.3%)를 바짝 따라붙었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조사에서 18.5%로 6위를 기록했는데, 한 해 만에 거의 반토막이 났다.
특히, MBC는 열독 매체 부문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전문가 집단이 MBC를 잘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 매체. 자료 : 시사저널·미디어리서치
시사저널은 이와 관련해 “전통적으로 모든 부문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던 ‘빅3’(KBS·조선일보·MBC) 체제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했다.
반면,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JTBC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종편 출범 이래 처음으로 10위권 내로 진입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종편 채널 가운데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것은 JTBC뿐이다. 이는 ‘언론인 손석희’의 힘과 지상파방송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반영됐다고 시사저널은 분석했다. 실제로 손석희 JTBC 사장은 이번 조사의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부문에서 60.9%의 응답률을 보이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영향력·신뢰도·열독률 모두 1위를 차지했던 KBS는 영향력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순위가 떨어졌다. 특히 신뢰도는 지난해(38.7%)보다 10%포인트 이상 추락했다.
이번 여론 조사는 7월28일부터 8월8일까지 공무원(5급 이상)·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문화예술인·종교인 등 국내 10개 분야 전문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했으며, 복수 응답(3개)을 받았다. 시사저널은 1989년 창간 이래 매년 이 조사를 해오고 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