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새노조)와 한국방송 노동조합(1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 주차장 입구에서 출근하고 있는 길환영 사장이 탄 차량을 막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기획제작국 부장이 내부망에 폭로
“진품명품 진행자 교체로
‘사장이 청와대 끈대게 됐다’며 문자
시사프로 주제 교체도 간섭”
“진품명품 진행자 교체로
‘사장이 청와대 끈대게 됐다’며 문자
시사프로 주제 교체도 간섭”
<한국방송>(KBS)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길환영 한국방송 사장의 보도개입 및 청와대 외압설을 폭로한 가운데, 또 다른 한국방송 부장급 간부가 길 사장이 시사 프로그램 제작에도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방송 장영주 기획제작국 부장은 3일 밤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길 사장의 △<심야토론> 토론 주제 및 출연자 개입 △청와대를 위한 <진품명품> 진행자 교체 개입 △<추적60분> ‘서울시 공무원 무죄 판결의 전말’편 행정소송 무산 책임 등을 주장했다. 장 부장은 <심야토론> 전 책임피디(CP)이자 최근까지 <추적60분> 책임피디를 맡다가 김시곤 전 국장의 폭로 뒤 사장 사퇴를 요구하며 보직 사퇴한 상태다. 공정방송위원회 사쪽 간사를 맡기도 했었다.
장 부장은 글에서 “(<심야토론> 제작 때)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 대신 정권에 부담없을 다른 이슈를 선정하면서 정말 부끄러웠다. 출연자 선정에도 통제가 들어왔다”며 “그 개입 결과로 미묘한 이익을 얻는 곳이 야당이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심야토론> 책임피디를 맡던 지난해 초 석달 동안 단 한 차례 예외 없이 사장이 개입했다고도 했다.
이어 “(<진품명품> 진행자 교체의) 당사자는 사장이 이 건으로 청와대에 끈을 대는 일이 성공했다고 내게 문자를 보내오기도 했다”고 했다. “<추적60분> ‘간첩사건’편과 관련해 소송자료를 다 작성해놓고도 무산된 이유는 사장의 반대 탓”이라고도 밝혔다.
장 부장은 “박근혜 정권 출범 직후 사장의 입지가 위태롭다는 이야기가 들려, 그때는 정권에 잘 보여야 임기가 보장되기에 초반에는 어쩔 수 없겠다고 이해하려 했다. 사장의 지위가 탄탄해지면 공영방송 수장으로 정치적 독립을 지킬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그럴 의지가 없었던 것 같다. 공영방송 전체를 특정 세력에 헌납하려 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며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내 주장에 대한 어떤 책임도 피하지 않도록 하겠다. 입증자료가 요구되면 제시하겠다. 모두 내가 겪은 일들”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김시곤 전 국장은 기자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가진 인터뷰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에 출석해 길환영 사장과 대질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3일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와 한국방송 기자협회의 설명에 따르면 김 전국장은 이 자리에서 또 “길 사장의 보도개입 사실을 입증할 물증을 여러 가지 확보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이를 공개하겠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길 사장은 2일 직원 조회에서 “김 전 국장의 보도개입 폭로는 악의적으로 왜곡된 주장”라며 국정조사에서 출석 의향을 밝힌 상황이라 두 사람이 함께 국회에 출석해 ‘진실’공방을 펼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한국방송 기자협회는 길 사장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같은 날, 한국방송노동조합(1노조)은 감사원에 길 사장의 방송법 등 법률위반 등의 위법행위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했고, 길 사장 해임제청안을 논의할 케이비에스 이사회가 열리는 오는 7일에는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42개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길 사장 해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여의도 케이비에스 본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김효실 이정국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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