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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땠길래…KBS ‘세월호 보도’ 7가지 문제점

등록 2014-05-09 15:30수정 2014-05-09 17:12

한국방송 새노조, 자사 보도 평가
“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KBS 재난보도”
KBS 새노조는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지난달 16일부터 최근까지의 자사 보도를 평가하면서, ‘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KBS 재난보도’란 제목을 붙였다.

아래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가 지난 8일 발행한 노보 134호에 실린 해당 글을 발췌·요약한 것이다.

① “학생 전원 구조” “선내 엉켜있는 시신 발견” 사고 초기 잇따른 오보 

지난 4월16일 오전 11시23분, KBS는 뉴스특보를 통해 <경기 교육청 대책반,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라는 자막과 함께 관련 소식을 전했다. 연합뉴스를 통해 속보가 나온 지 2분만이었다. 새노조는 “돌이켜보면 구조 작업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경기교육청에서 나온 구조 관련 속보는 신중한 사실 확인을 거쳐 보도해야 할 사안이었지만 속보 경쟁 과정에서 이에 대한 검증 없이 대형 오보 대열에 KBS도 동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고 발생 이틀 뒤인 4월18일에는 자막과 앵커 멘트를 통해 ‘선내 엉켜있는 시신을 다수 발견했다’는 오보를 단독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새노조는 “철저한 사실 확인 없이 단지 경찰의 무선교신 내용만을 바탕으로 나간 보도로, 민감한 실종자 가족들을 자극할 수 있는, 있어서는 안 될 오보”라고 했다.

② “인력·장비 총동원 구조활동” 검증 없는 받아쓰기 

사고 첫날인 4월16일 KBS는 ‘투입된 경비함정만 81척, 헬기 15대가 동원됐고, 2백 명에 가까운 구조인력 등 육해공이 총동원돼 하늘과 바다에서 입체적 구조작업을 벌였다’고 보도했지만, 이날 실제 투입된 수중 수색인원은 16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중에 확인됐다.

지난달 24일에도 KBS는 해경의 발표만을 담아 ‘수색작업에 참여한 잠수부는 720여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는데, 같은 날 SBS는 ‘수색작업은 민관군 75명의 잠수요원들이 교대로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KBS는 지난달 28일에야 <‘물량공세’ 발표, 혼란·불신 키웠다>는 보도를 통해 ‘투입인력이 아니라 대기인력까지 포함해 발표하다보니 대책본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고, 결국 정부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새노조는 “정부 발표에 대한 지적은 했지만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한 우리 보도에 대한 반성은 없었다. 그나마도 정부가 전체 동원인원이 아닌 실제 투입 인원으로 발표 방식을 바꾼 지 이틀이 지나서야 보도했다”고 했다.

③ ‘언딘’ 의혹에는 침묵 

새노조는 “실종자 가족들의 항의와 다른 언론들의 보도를 통해 자원봉사를 위해 모인 상당수 민간 잠수사들이 정부에 불만을 터뜨리며 철수해 이슈가 됐지만, 우리 뉴스에는 이에 대한 소식은 없었다”며 “그 배경에 구조작업을 맡고 있는 ‘언딘마린 인더스트리’가 있고 언딘이 청해진과 계약을 맺었으며 해경과 부적절한 유착 관계가 있다는 다른 언론의 문제제기가 잇따를 때도 우리 뉴스는 이에 눈을 감았다”고 평가했다.

KBS는 사고가 발생 2주가 지나고 국방부가 국회에 ‘사고 초기 해경·언딘 때문에 군 투입을 하지 못했다’고 자료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진 뒤에야 관련 소식을 톱으로 5꼭지 보도했다.

④ 박근혜 대통령 진도체육관 방문 보도, “가족들은 박수로 호응” 

사고 이튿날 박 대통령의 진도체육관 방문 소식을 전하는 보도에서 KBS는 대통령의 약속과 실종자 가족들의 박수 소리만 전했을 뿐, 더딘 구조작업에 대한 가족들의 항의와 원망의 목소리는 담지 않았다.

지난 4일 대통령의 진도 팽목항 방문 보도에서도 실종자 가족들의 고성과 울음, 울분 등은 담지 않았다. 오히려 대통령의 수색 현장 방문 소식을 별도 꼭지로 전하며 `잠수요원들이 식사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도 챙겼습니다'라며 대통령의 세심하고 꼼꼼한 모습을 전달했다.

지난달 29일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사과를 했을 때도 유가족들의 사과 거부에 대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의 ‘유감스럽고 안타까운 일’ 발언 논란을 보도하지 않았다.

⑤ 실종자 가족 목소리도 왜곡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사과를 한 지난달 29일 세월호 침몰 사고 유가족 대책 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몇몇 국무위원들 앞에서 한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지만, KBS는 당일에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이튿날 이 소식을 전하면서도 ‘무분별한 성금 모금을 중단해 달라’는 내용만 전했다.

새노조는 “지난달 20일 실종자 가족들의 청와대 방문 시도에 대해서도, 24일 해수부 장관과의 17시간 대화를 전하는 보도에서도 가족들이 왜 그토록 분노하고 있는지를 KBS 뉴스만 봐서는 제대로 알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⑥ 과도한 유병언 관련 보도 

지난달 22일 정부는 검찰, 국세청, 관세청, 금감원 등을 동원해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벙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재산 추적에 들어갔다. KBS는 당일 3꼭지로 관련 보도를 한 뒤 이튿날은 10꼭지에 걸쳐 청해진해운과 유병언, 구원파 등에 대해 보도를 하는 등 일주일 간 관련 보도 39꼭지를 내보냈다.

새노조는 “청해진해운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뉴스 가치가 없는 건 아닐 것”이라면서도 “유병언이라는 개인과 구원파라는 특정 종교의 문제를 부각시킴으로써 정권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데 일조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

⑦ 정권에 불리한 보도는 잇따라 누락 

KBS는 새누리당 세종시당의 폭탄주 술판 파문(4월19일), ‘초기에 80명을 구했으면 대단한 것 아니냐’고 말한 해경 간부 직위 해제(4월23일), 사고 당일 세월호에 인양 요구한 목포 해경의 공문 논란(4월23일), 사퇴 의사를 밝힌 뒤 팽목항을 찾은 정홍원 총리에 대한 실종자 가족들의 항의(4월30일), 새누리당 의원들의 선주협회 지원 외유 논란(5월1일) 등은 모두 보도하지 않았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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