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감시단 “단순전달 97%”
“여당 여성우선공천 철회 안다뤄
야당 무공천 당내 갈등은 부각”
“여당 여성우선공천 철회 안다뤄
야당 무공천 당내 갈등은 부각”
6·4 지방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벌써부터 방송의 선거보도가 여당에 기울어져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조가 만든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선거 100일 전인 지난 2월24일부터 30일 동안 <한국방송> <문화방송> <에스비에스> <와이티엔> 등의 메인 뉴스를 분석해 “보도의 양과 질 모두 부실하다”고 평가했다.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은 해당 기간 전체 800여개의 보도꼭지 가운데 선거 관련 보도는 5%(각 37, 40꼭지) 수준이었다. 에스비에스는 695개 가운데 44개(6%), 와이티엔은 910개 가운데 71개(8%)였다. 감시단은 이들의 ‘보도 태도’를 단순전달, 문제제기, 분석해설 등 3가지로 나눴는데, 방송사 모두 단순전달 보도가 97% 이상이었다. 문제제기 보도는 한국방송과 에스비에스가 각 1건, 와이티엔 2건, 문화방송 0건이었다. 분석해설 보도도 문화방송에서 무상급식을 다룬 1건을 제외하고 나머지 방송사는 모두 0건이었다. 보도 주제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이 절반가량이라 정책을 소개·검증하는 보도는 거의 없었다.
또 감시단은 방송보도가 여당에 기울어져 불공정하다고 평가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후보 무공천에 대해서는 후보들의 반발 등 당내 갈등을 부각하면서, 새누리당이 여성우선공천제 등 대선공약을 철회한 사실은 보도하지 않는 식이라는 것이다. 와이티엔의 시사프로그램 ‘뉴스인’은 지난달 12일 서울시장 선거의 예비후보자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을 부각시키는 동영상을 내보내,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방송사업자의 ‘의견진술’ 청취 결정을 내렸다.
종합편성채널(종편)의 편파상은 더 심했다는 평가다. 감시단에 따르면 지난달 <채널에이>의 시사프로그램 ‘쾌도난마’의 경우 김상곤 전 교육감 출연 때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서운하게 한 것이 있었나?” 등 감정적·공격적 질문을 하고 후보의 말을 종종 끊기도 했다. 반면, 새누리당의 김황식 전 총리에게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친분·지원에 대해 묻는 등 홍보·해명의 자리를 만들어줬다. 지난 4일 방송된 <티브이조선>의 뉴스프로그램 ‘김광일의 신통방통’은 김상곤 전 교육감과 관련한 대담을 나누면서 진행자·출연자들의 일방적 주장을 내보내,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선거방송 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4조(정치적 중립), 제5조(공정성) 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권고’를 받기도 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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