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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공정성·신뢰도 ‘3저’ MBC 사장 연임? 교체?

등록 2014-01-09 20:03수정 2014-02-06 11:37

2월 말 임기 만료 앞두고 관심 집중
시사 기능 위축에 정치적 편향 인사
노조선 ‘김재철 시즌 2’ 부정적 평가
‘사장 선임권’ 방문진 여권 입김이 세
공정성보다 정권 입맛 맞는 인물 선호
지난해 광고매출액 7191억원으로 2년 전에 견줘 2000억원 가까이 격감. 시청률은 평균 4%대. 시사·보도 기능 위축. 공영방송 <문화방송>(MBC)의 현주소다.

공정성과 신뢰성 등이 바닥에 떨어진 문화방송이 새해에는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까? 김종국 사장의 임기가 2월 말로 끝남에 따라 김 사장의 연임 여부와, 교체 시 누가 사장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재철 전 사장이 낙마하면서 그의 잔여 임기인 10개월을 채우기 위해 지난해 5월 선임된 김종국 사장은 불신받는 보도·시사 부문의 회복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지만 ‘김재철 시즌2’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해가 바뀐 직후에도 부적절한 인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심원택 시사제작국 부국장을 시사제작국장으로 승진시켰는데, 심 국장은 지난해 <시사매거진 2580> ‘국정원에서 무슨 일이’ 편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며 불방을 주도해 사내 반발을 유발한 당사자다. 김 사장은 또 교학사 역사 교과서 논란 등의 이슈를 인터넷에서 비중 있게 다룬 한정우 인터넷뉴스부장을 갑자기 글로벌사업본부 경인지사로 좌천시켰다. 지난달에는 파업에 참여했던 아나운서 3명을 심의국, 편성국, 경인지사 등 평소 직무와 무관한 부서로 발령낸 바 있다. 문화방송의 한 간부는“김 사장은 김재철 전 사장 세력을 대부분 중용하고 노조와 가까운 사람에게는 선을 긋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사장의 노조에 대한 대응은 김재철 전 사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 사장은 지난해 10월 노사협의회에서 민주노총 산하라는 노조 위상을 문제삼아 단체협상의 전제로 사실상 ‘언론노조 탈퇴’를 요구해 파문이 일었다. 사내 갈등과 해직자들에 대한 해법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해고자들이 제기한 해고 및 징계 무효소송 1심 선고가 17일 예정돼 있지만 사쪽은 패소하더라도 항소할 태세다. 임기 말 사장이 지역사 사장 임명을 강행하려는 것도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11월 낮술을 마신 뒤 폭행 시비로 물의를 빚고 사퇴한 차경호 대구문화방송 사장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주주총회까지 앞당겼다. 문화방송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권미혁 야당 추천 이사는 “대구문화방송 주총을 16일 열어 공석인 사장을 새로 임명하겠다고 했다. 임기 말 사장이 지역사 사장 임명을 강행하기 어려운데, 본인이 연임될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장 임기가 2월 말에 끝나면 통상적으로 1월 말이나 2월 초에는 공모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문화방송 사장 선임권을 가진 방문진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방문진의 다른 이사는 “지금까지 사장 공모 일정은 조금 늦춰지기도 했다. 사장 선임안은 아직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방송 안팎에서는 사장 선임 절차가 방송사들을 감독하는 방송통신위원장 임기와 맞물려 3월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경재 방통위원장의 임기는 3월25일 끝난다. 박재훈 문화방송 노조 홍보국장은 “박근혜 정부가 방송계 지형을 새로 구성하면서 사장 선임 일정이 밀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유임 여부를 떠나, 이번에도 문화방송 사장은 정권 입맛에 맞는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공영방송 사장 선임의 정당성 시비를 해소하기 위해 국회에서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가 지배구조 개선을 논의했으나 새누리당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방문진 이사진은 여야 분포가 6 대 3이다. 더구나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김충일 전 이사의 후임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으로 있던 정수장학회 장학생 출신인 김원배 목원대 총장을 선임해 방문진의 ‘친박’ 색깔은 여전하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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