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에이>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인 <박종진의 쾌도난마> 방송 장면.
채널에이 화면 갈무리
정치적 편향·선정적 보도 일색
시청률 1%대 올라섰지만
방통심의위 징계 2년간 217건 받아
“뉴스의 품질 저하 불러와”
“정권 나팔수 역할” 비판 쏟아져
시청률 1%대 올라섰지만
방통심의위 징계 2년간 217건 받아
“뉴스의 품질 저하 불러와”
“정권 나팔수 역할” 비판 쏟아져
종합편성채널(종편)들이 새달 1일 개국 2년을 맞는다. 출발 때 0%대였던 종편 4사의 평균 시청률은 1%대로 올랐다. 저조했던 광고 매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표상으로는 서서히 안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극우·보수 일색의 목소리로 여론을 왜곡하며 사회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그치지 않고 있다. 학계와 언론단체에선 내년 초 종편 재승인 심사가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시청률 1% 진입해 안착? <채널에이>·<제이티비시>·<엠비엔>·<티브이조선> 등 종편 4사의 올 10월까지 연평균 시청률은 1.04%다. 0.3~0.4%였던 개국 초와 견주면 존재감이 커졌다.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은 2013년 종편 4사의 총 광고 매출을 2400억원, 2014년은 3000억원으로 예상한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그동안 영향력 있는 조·중·동 신문을 의식해 종편에 광고를 해왔지만, 종편의 시청률이 올라가면서 태도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1% 시청률은 방송의 질 향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도·교양·오락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종합편성채널다운 콘텐츠 생산의 결과라기보다는 잦은 뉴스특보, 수준 낮은 패널이 막말을 일삼는 뉴스토크 프로그램 등을 통한 ‘정치 전문 채널화’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정치평론가 최요한씨는 “종편의 주 시청자들은 보수 성향의 50~60대와 자영업자층으로 확연하게 구분된다. 이에 따라 종편은 지지 기반에 맞는 맞춤형 뉴스로 명확하게 선 긋기를 하고 있다. 패널도 기계적 균형조차 맞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종편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선거방송심의 제재까지 포함해 2년 동안 모두 217건의 징계를 받았다. 주로 공정성·객관성·품위 유지 의무 위반 때문이다.
■ 언론 지형 어떻게 바뀌었나 종편 2년은 한국 언론의 권력 비판 기능 퇴색과 보수 편향 심화를 불러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차기 방송학회장으로 선출된 윤석년 광주대 교수(언론광고학)는 “종편은 한국 사회에 뉴스 가치가 질적으로 퇴보하는 데 기여했다. 일부 종편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투입됐다고 하는 등 사실을 왜곡하고 뉴스를 선정적으로 다룬다. 방송은 중립성과 공정성이 핵심인데 정치적 편향성이 심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종편의 막말 방송이 인기를 끌자 지상파들도 오후 시간대에 시사 프로그램을 신설한 것은 과도한 정치 프로그램 양산이고 방송을 하향 평준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도 “종편의 시사토크 프로그램들에는 모두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나와서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며 여론 몰이를 하고 있다. 정부는 종편이 출범할 때 채널이 4개나 늘어 다양한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고 했으나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친정부’, ‘친박근혜’ 보수 성향을 대변하는 종편은 정권의 기반을 공고히 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적 성향의 학자들조차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황근 선문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정부의 종편 도입 취지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한 방송산업 활성화였는데 신문사업자가 주도하는 종편들은 뉴스·시사에 초점을 맞춰 우리 사회에 정치 과잉 현상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언론단체들은 내년 초 종편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막말 방송과 편파 방송은 걸러져야 한다며 본격적인 감시에 나섰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언론 단체들은 다음달 4일 ‘종편 국민 감시단’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티브이조선>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인 <장성민의 시사탱크> 방송 장면.
티브이조선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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