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내년부터 통합시청률 도입
가정의 텔레비전 수상기를 이용한 실시간 시청만 측정해오던 시청률 집계 방식이 내년부터 피시(태블릿피시 포함)와 스마트폰을 이용한 시청까지 포함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시청률은 방송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 평가, 방송사의 편성 전략, 광고 집행, 방송 정책 등에 주요한 지표로 작용하는데 최근 달라진 시청 행태를 반영하지 못해 시청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돼왔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고정형 텔레비전 수상기, 피시, 스마트폰 등 이른바 ‘3 스크린’을 함께 이용하는 1000명을 대상으로 두 달간 통합 시청률을 시범적으로 산정해본 뒤 연말에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24일 밝혔다. 박동주 방통위 미디어기반정책과장은 “방송 시청 시간이 10년 전과 비교해서 50대는 4분이 줄어든 데 반해 30대는 1시간이 줄었다. 시청 시간이 어디로 빠져나갔는지에 관해 티브이, 피시, 스마트폰의 사용 비중을 비교하고 통합 시청률 도입을 위한 기술적 가능성을 타진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텔레비전 수상기에 설치한 ‘피플미터’라는 집계 기구로 시청률을 측정해왔다. 방통위는 앞으로 피시와 스마트폰에 방송 시청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이런 기기를 이용한 시청 시간도 조사한다. 통합 시청률 시범조사 기관으로 선정된 에이지비닐슨미디어리서치의 김경동 국장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달라진 텔레비전 시청 패턴을 적극 수용하려는 것이다. 이동 중에 텔레비전을 보는 집 밖에서의 시청층까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 시청률은 민간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시청률 조사 업체인 티엔엠에스는 한국광고주협회의 의뢰를 받아 텔레비전·피시·스마트폰을 함께 이용하는 1000명을 대상으로 9월 한 달간 이용 행태를 조사해 24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전체 시청 시간 중 피시는 2.1%, 스마트폰은 6.4%의 비중으로 방송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 다시보기(브이오디·VOD) 서비스를 이용한 비실시간 시청 시간도 2.8%를 차지해, 현행 시청률 산정 방식에 의한 시청 시간보다 11%가량 시간이 늘었다. 민경숙 티엔엠에스 대표는 “시청률 추락이 시청자들이 방송에서 떨어져나간 것이 아니라 다른 단말기로 시청 수단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통합 시청률 도입에서 핵심 쟁점은 브이오디 시청을 어떤 비율로 반영할지다. 방통위는 시범 조사 결과를 보고 브이오디 시청을 어떻게 산정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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