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이름도 <그 때 그 순간>이냐?”
<한국방송>(KBS)이 4월8일 봄 개편으로 신설될 현대사 프로그램 <그때 그 순간>을 둘러싸고 피디 등 사내 구성원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반발하는 가운데, 13일 열린 이사회에서도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한국방송 이사회는 이날 회의에서 봄 개편안 보고를 받았다. 개편안에는 <그때 그 순간> 신설, 다큐 프로그램 <역사스페셜>·<환경 스페셜>·<과학 스페셜>· 등 4대 스페셜 통폐합, 라디오 <열린 토론> 폐지, <즐거운 책읽기>·<클래식 오디세이>·<티브이 미술관> 등 교양 프로그램 폐지 및 통폐합 등이 포함됐다.
가장 크게 논란이 된 것은 <그때 그 순간>이었다. 그동안 한국방송 새노조와 피디협회 등은 이 프로그램이 박근혜 정부 출범과 맞물려 ‘박정희 시대’를 미화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며 개편안 철회를 촉구해왔다. 역사 프로그램을 주로 제작했던 피디들은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이런 방송이 나가면 정권에 아부하는 방송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낸 바 있다. 이사회에서도 야당 추천 이사들뿐 아니라 여당 추천 이사들도 이 프로그램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주언 야당 추천 이사는 “의결이 아닌 보고를 받는 자리여서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그 때 그 순간>을 놓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사들 대부분이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때 그 순간>이라는 제목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고 전했다. ‘그때 그 사람’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시하는 표현으로 쓰여왔다. ‘그때 그 사람’은 1979년 박 전 대통령 사망 현장에 있었던 심수봉의 노래이기도 하고, 2005년 이 사건을 다룬 영화 제목이 <그때 그 사람들>이었다.
봄 개편안에 대한 설명회는 14일 노조, 15일 노·사 공정방송위원회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시청률은 높지 않지만 교양 프로그램으로 가치를 인정받아온 <즐거운 책읽기>와 <티브이 미술관> 등의 폐지에 대해서도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남철우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 홍보국장은 “사쪽은 프로그램을 중구난방으로 나열하는 것보다 ‘하나라도 잘 팔자’는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공영방송의 공공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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