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뉴스타파’ 방송 횟수등 확대 모색
공익재단화·사단법인화 검토 나서
‘나꼼수’ 제작진 ‘국민TV’ 설립 추진
협동조합 형태로 10만명 모을 계획
공익재단화·사단법인화 검토 나서
‘나꼼수’ 제작진 ‘국민TV’ 설립 추진
협동조합 형태로 10만명 모을 계획
18대 대선 이후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등 제도권 매체에 맞설 방송을 띄우자는 논의가 활발하다. 방송들의 편향 보도가 여론을 왜곡하고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권력을 비판하는 동영상 뉴스로 열풍을 일으킨 <뉴스타파>와 <나는 꼼수다>를 중심으로 한 대안 방송 모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을 모태로 한 대안 방송 설립 움직임은 1987년 대선 뒤 <한겨레> 창간에 비유되기도 한다. 허탈감에서 비롯된 일시적 현상이고 장치산업인 방송을 본격적으로 하겠다는 것은 어려운 도전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보수 일색인 방송 환경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 법인화 추진 뉴스타파 이명박 정부 들어 해직된 언론인과 전국언론노조가 지난해 초 시작한 인터넷 동영상 뉴스 <뉴스타파>의 후원회원은 대선 뒤 2만5000여명(연말 기준)으로 급증했다. 대선 전 6500여명과 비교하면 4배 가까운 수치다. 3월에 시즌3을 계획하는 <뉴스타파> 제작진은 내실 있는 방송을 위해 규모를 확대하고 틀을 정비하는 작업에 나섰다. 각계 인사들을 참여시키거나 다른 언론과 콘텐츠 제휴를 하는 것도 논의하고 있다. 우선 주 1회였던 방송을 2회로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달 중 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다. 현재 취재 인력은 5명뿐이다. 미국의 비영리 탐사보도 전문 매체인 <프로퍼블리카>를 모델로 여기는 뉴스타파는 카메라맨, 편집자, 조사 인력 등 전문 인력을 포함해 30~40명을 충원할 계획이다.
뉴스타파는 일반 방송은 돈이 많이 드는 현실을 고려해 인터넷 기반을 유지하면서 질 높은 콘텐츠로 도약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공익재단화나 사단법인화도 검토하고 있다. 뉴스타파 제작에 참여하는 박중석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장은 “대선 이후 뉴스타파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회원이 하루에 9000명이 몰린 날도 있다.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과 대선 결과에 대한 건강한 문제 제기일 것이다. 망가지고 구부러진 저널리즘을 펴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뉴스타파는 (야당 후보를 지지한) 48%를 위한 정파적 방송이나 정권 교체를 위한 방송을 추구하지 않고 지금처럼 정론 보도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 협동조합 형태의 국민티브이 <나꼼수> 제작진이 주도하는 <국민티브이> 설립 운동도 힘을 받고 있다. 조합원들이 책임과 권리를 함께 지니는 ‘미디어협동조합’ 형태로 10만명을 모아 새 방송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1구좌에 최소 5만원씩 50억~100억원이 목표다. 지난달 26일과 31일 대안 방송 설립을 위한 준비 모임을 두 차례 열어 다양한 논의를 했다. 김용민 피디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장, 우석훈 2.1연구소장, 이재정 변호사 등 10여명이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이달 초 추진위를 결성해 정관을 만들고 월말에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조합원을 모으기로 했다. 2월에는 전국을 돌며 설명회를 열 계획이고, 같은 달 말 50여명의 인력 공채와 3월 시험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기의 관건은 방송을 지속하기 위한 재원과 인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운영 경비는 신문 구독료처럼 월 1만8000원을 조합비로 걷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인터넷망으로 보내는 뉴스를 셋톱박스를 설치해 텔레비전으로 시청하게 만드는 방식도 모색하고 있다. 자금력이 된다면 케이블 채널 진출도 검토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용민 피디는 자신이 지난 총선에 야당 후보로 출마한 이력과 관련해 “언론이 친민주당 등이 되면 국정 티브이와 뭐가 다르겠나. 권력과 자본을 감시하는 언론으로서, 편향성이 아니라 경향성을 띨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우 세명대 교수는 “세대 간 매체 이용 격차가 있는 현실에서 인터넷 플랫폼으로는 한계가 있다. 또 시민들의 성금이나 회비가 계속 나올 수 있을지도 회의적이어서 (대안 방송이) 지상파와 종편에 맞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왜곡된 언론을 바로잡기 위한 다각적 노력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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