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사 평균 시청률 0.49% 그치고
광고직거래 특혜에도 매출 저조
대선 앞두고 보수층 결집에 앞장
다양한 고품격 콘텐츠 말 무색해
광고직거래 특혜에도 매출 저조
대선 앞두고 보수층 결집에 앞장
다양한 고품격 콘텐츠 말 무색해
다음달 1일 개국 1년을 맞는 종합편성채널(종편)들이 낮은 시청률과 저조한 경영 실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종편들은 대선 국면에 보도시사 프로그램으로 반전을 모색하지만 보수 일색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저조한 성적표, 지켜지지 않은 약속 현 정부가 사회적 논란을 무릅쓰고 종편 도입을 밀어붙이며 내세운 정책 목표는 ‘미디어 소유 및 겸영 규제를 완화해 글로벌 미디어 기업을 키우고, 지상파 방송의 독과점을 완화해 콘텐츠 산업을 발전시킨다’는 것이었다. 종편사들도 사업 승인 신청 때 하나같이 고품격 콘텐츠와 여론 다양성 확대를 강조했다. 그러나 부실한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들의 외면으로 대부분 공수표에 그치고 있다. 시청률 조사업체 티엔엠에스(TNmS) 자료를 보면, 1년간 종편 4사 평균 시청률은 0.49%다. 종편들의 재방송 비율은 5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 1년간 종편 시청률 1·2위는 <제이티비시>(JTBC)가 독점중계한 한국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예선전이었을 정도로 종편들의 자체 제작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의 관심권 밖이다.
낮은 시청률은 광고에도 곧장 영향을 끼친다. 광고 수입은 종편사당 월 30억~40억원 선으로 4사를 합해 월 150억~160억원이다. 종편사 가운데 자사 광고 매출을 연 2000억원으로 예측한 곳도 있었는데, 현재 규모로 보면 종편들의 광고비를 통틀어야 그렇게 된다. 대행 시스템을 쓰는 지상파 방송과 달리 광고 직거래라는 특혜를 받은 종편들은 프로그램 단위 대신 기업별로 총광고비를 받고 있다. 케이블 방송들은 종편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종편사들은 출범 당시 ‘사회적 약속’이라고 할 외주제작사와의 상생이나 고용 창출에서도 실패하고 있다. “지상파와 독립제작사 간 불공정 거래를 불식시키겠다”며 제작비 지급 현실화, 외주제작 비율 60% 등을 앞다퉈 공언했으나 시청률이 안 나오자 계약을 파기하기 일쑤였다. 배대식 독립제작사협회 기획팀장은 “종편이 지금도 일부 외주사들과의 계약을 중간에 파기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의 생산 유발 효과가 2조9000억원, 취업 유발 효과가 2만1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종편 4사 직원은 1300여명에 불과하고, 외주제작도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라 전반적 취업 유발 효과도 이런 약속에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 종합편성에서 시사보도로 중심 이동-“여론시장 왜곡” 종편의 시청률은 0%대를 못 벗어나기는 하지만 최근 상승세를 보인다. 대선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제작비는 적고 시청률은 높은 편인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강화한 결과라는 풀이가 나온다. 지상파가 대선 토론 주최나 보도에 소극적인 상황을 파고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향은 보도·교양·드라마·오락 등을 균형 있게 편성한다는 종편의 출범 취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또 보수 신문이 방송을 통해 특정 정치 세력을 비호하고 자신들의 가치관을 확대 전파할 것이라는 종편 반대론자들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측면도 있다.
정연우 세명대 교수는 “종편들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평론가를 대거 끌어들여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 조·중·동 신문과 연계한 종편들이 건전한 토론 문화를 유도하기보다 미국 <폭스뉴스>처럼 보수적 유권자들의 표를 결집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도 “종편들은 대선을 앞두고 생사의 갈림길이라 생각하고 종이신문과 연계해 박근혜 후보에게 올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종편에 부여된 많은 특혜로 미디어 생태계가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는데 19대 국회에서 종편 특혜 저지와 종편 퇴출을 위한 법안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종편의 ‘보도채널화’에 대해 윤석암 <티브이조선> 편성제작본부장은 “초기에는 제작·편성을 지상파처럼 하려 했지만, 개국 뒤 4개월간 자금을 지속적으로 투입했으나 시청자 반응이 뜨겁지 않아 비용 대비 효과가 없다고 봤다. 올해 적자 폭을 줄이고 보도시사로 정체성을 구축하자는 경영적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뒤엔 보도시사와 교양·예능을 균형 있게 편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박근혜 TV토론’ 방청객 질문까지 ‘사전조율’ 논란
■ 박 ‘박정희 대 노무현’ 문 ‘과거 대 미래’ 프레임전쟁 시작
■ 일 ‘홍백가합전’ 한국가수 쏙 뺀 까닭은?
■ 중국 누리꾼 ‘항모 스타일’ 패러디 열풍
■ 자동차 블랙박스 ‘저질 중국산’ 주의보
■ 원더걸스 선예, 내년 1월 선교사와 결혼
■ 예의 없는 학생, 그들이 내 스승
■ ‘박근혜 TV토론’ 방청객 질문까지 ‘사전조율’ 논란
■ 박 ‘박정희 대 노무현’ 문 ‘과거 대 미래’ 프레임전쟁 시작
■ 일 ‘홍백가합전’ 한국가수 쏙 뺀 까닭은?
■ 중국 누리꾼 ‘항모 스타일’ 패러디 열풍
■ 자동차 블랙박스 ‘저질 중국산’ 주의보
■ 원더걸스 선예, 내년 1월 선교사와 결혼
■ 예의 없는 학생, 그들이 내 스승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