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가 사장 선임권 갖는데
신용섭 위원 사표 내고 응모
노조 “EBS가 방통위 산하기관이냐”
신용섭 위원 사표 내고 응모
노조 “EBS가 방통위 산하기관이냐”
방송사를 관리·감독하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상임위원이 곧바로 피규제기관인 공영방송 사장 공모에 지원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신용섭 방통위원은 9일 마감되는 <교육방송>(EBS) 사장직 공모에 지원하기 위해 지난주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달에는 홍성규 방통위원이 <한국방송>(KBS) 사장 공모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한국방송 노조가 반발하는 가운데 지원을 포기한 바 있다.
교육방송 사장·이사·감사 선임권은 모두 방통위가 쥐고 있다. 이사회가 사장을 뽑는 다른 공영방송과 달리 방통위에 대한 종속성이 강한 편이다. 그동안 교육방송 노조와 시민단체들은 ‘낙하산 사장’ 등의 선임에 반대하며 독립적 지배구조를 위한 법 개정을 요구해왔다.
이런 와중에 방통위에서 며칠 전까지 사장 선임권을 지녔던 이가 사장직에 지원하겠다는 것은 ‘심판이 선수로 뛰는 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류성우 교육방송 노조위원장은 “정권 말 자리 나눠주기 차원”이라며 “공영방송인 교육방송이 방통위 산하기관으로 완전히 전락해 구성원들의 자존감에 큰 상처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육방송의 다른 직원은 “사내 출신 사장 한번 배출하지 못하고 방통위에서 늘 내리꽂아 냉소적이었는데, 이번엔 노골적으로 위원을 보낸다니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방통위원으로 선임된 신 전 위원의 임기는 원래 2014년까지였다. 임기가 반이나 남았는데도 방통위원직을 사퇴하고 교육방송 사장 공모에 응한 것은 ‘내락’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교육방송 사장을 뽑는 직에 있던 사람의 사장직 지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여당에서 교육방송까지 손아귀에 넣으려 한다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방송의 공정성을 위해 감독기구 인사들의 방송사 경영진 취임을 봉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승수 전북대 교수(신문방송학)는 “규제기관에 있던 사람이 피규제기관의 보직을 맡겠다는 것은 도덕적 해이”라며 “법적으로 명백히 분리하거나, (방통위원 재임과 방송사 경영진 취임 사이에)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전 위원은 이런 지적에 대해 “논란은 있을 수 있으나 교육방송 콘텐츠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문-안 ‘TV토론’에 쏠리는 눈
■ 1944년 팔라우섬 끌려간 조선인들 2명중 1명 고향 못보고 눈 감았다
■ “이산화탄소→이산화가스, 산소→산소가스”…박근혜, 토론 루저?
■ 큰손들이 주무른 ‘역대 최대 돈잔치’
■ 새누리 “쇼…사기극…꼼수…야합” 무차별 비난공세
■ 중국인들 “누가되든 부정부패만 하지 마라”
■ [화보] 천연기념물 지정 ‘경주개 동경이’
■ 문-안 ‘TV토론’에 쏠리는 눈
■ 1944년 팔라우섬 끌려간 조선인들 2명중 1명 고향 못보고 눈 감았다
■ “이산화탄소→이산화가스, 산소→산소가스”…박근혜, 토론 루저?
■ 큰손들이 주무른 ‘역대 최대 돈잔치’
■ 새누리 “쇼…사기극…꼼수…야합” 무차별 비난공세
■ 중국인들 “누가되든 부정부패만 하지 마라”
■ [화보] 천연기념물 지정 ‘경주개 동경이’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