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이달 전체회의 상정
20~21시간 체제로 출발할듯
광고쏠림·콘텐츠질 저하 우려도
20~21시간 체제로 출발할듯
광고쏠림·콘텐츠질 저하 우려도
지상파 방송의 숙원인 24시간 방송 허용 방안이 추진된다. 시청자들에게 방송 시간 확대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양질의 콘텐츠가 전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이달 중 지상파 텔레비전 운용 시간 규제 완화 방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현재 케이블·위성·아이피티브이(IPTV) 등 유료 방송들은 24시간 종일 방송을 할 수 있지만 <한국방송>(KBS)·<문화방송>(MBC)·<에스비에스>(SBS)는 오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하루 19시간만 방송할 수 있다. 올림픽 중계 등을 위한 시간 연장에는 방통위의 사전 승인이 필요했다.
지상파 방송들은 지난해 종합편성채널 출범을 앞두고 방통위에 ‘방송 시간의 차별적 규제 해제’를 요구했고 런던올림픽 전에도 이를 촉구한 바 있다. 유료 방송을 못 보는 계층도 심야 방송을 볼 수 있게 하자는 명분도 덧붙였다.
장봉진 방통위 지상파방송정책과장은 “방송 시간으로 지상파를 묶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아 이달 안에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심야 시간 재방송 비율을 40%(1일 2시간), 19살 이상 등급의 성인물은 20%(1일 1시간) 이내로 하는 권고안을 검토하고 있다.
케이블 방송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피피)들은 반발하고 있다. 서병호 한국피피협의회 회장은 “심야는 장르 중심의 피피 채널들에게 중요한 시간대”라며 “그 시간대에 지상파 방송이 들어오면 방송 광고는 자연히 지상파로 움직여 피피 채널 피해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석현 서울와이엠시에이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은 “지상파가 심야에 자사 드라마 재방송이나 성인물에 집중한다면 케이블 방송처럼 변질돼 공적 서비스 방송과는 거리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년 광주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지상파 방송들은 편성을 어떻게 할지 청사진을 내놓고 양질의 콘텐츠 제공으로 공적 의무를 충실히 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들은 제작비 부담 때문에 24시간 방송을 당장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방송협회의 손계성 정책실장은 “각 사별로 준비에 차이가 있으나 처음엔 1~2시간 늘려 20~21시간 체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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