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현 이사 3명 포함 9명 뽑아…MBC 정상화에 ‘찬물’
방송통신위원회가 27일 <문화방송>(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새 이사진에 김재우 이사장 등 현 이사 3명을 다시 뽑아 방송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한 여야 합의를 거슬렀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방통위는 이날 김 이사장을 비롯해 차기환·김광동 등 현 이사 3명과 김용철 전 문화방송 부사장, 김충일 전 <경향신문> 기자,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이상 여권 성향 6명),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선동규 전 전주문화방송 사장, 최강욱 변호사(야권 성향 3명) 등 9명을 방문진 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감사에는 공안검사 출신인 고영주 변호사가 선임됐다.
방통위는 정치권 추천으로 선발하지 않았다지만, 사실상 여·야 ‘6 대 3’ 구조가 재연됐다. 기존 이사 3명은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을 비호해온 인사들로, 청와대 추천 인사로 볼 수 있다. 새로 선임된 여권 이사 3명 중에서도 박천일 교수는 2007년 이명박 대통령 선거 캠프에 참여했고, 김충일 전 기자는 친박·친이 성향이 모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문진 새 이사장은 임기가 시작하는 8월9일 이후 첫번째 전체회의에서 이사들의 호선으로 결정되는데, 법인카드 비리 의혹 등을 놓고 김 사장을 비호했던 김 이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
170일 동안 파업을 벌이고 업무에 복귀하면서 새 이사진이 김 사장을 퇴진시킬 것으로 기대하던 문화방송 노조에는 실망스런 인선이다. 국회는 지난달 “새 방문진 이사회가 방송 정상화를 위해 노사 양쪽 요구를 합리적 경영 판단 및 법 상식과 순리에 따라 조정, 처리하도록 협조한다”는 내용의 여야 합의문을 발표한 바 있다.
정영하 문화방송 노조위원장은 “부적격자로 검증된 이들을 다시 선임하는 것은 후안무치하다”고 비난했다. 야당 추천인 김충식·양문석 방통위원도 여당 쪽 위원들이 주도한 이사 선임 결과에 대해 “현 정권의 불통 인사를 상징하는 폭거”라며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이날 방통위는 9월에 임기가 시작되는 <한국방송>(KBS) 새 이사진 11명도 추천했다. 양성수 전 한국방송 심의평가실장, 이길영 현 감사, 이병혜 명지대 교수, 이상인 한국방송 현 이사, 임정규 한국방송이사회 경영평가위원, 최양수 연세대 교수, 한진만 강원대 교수(여권 성향 7명)와 김주언 전 <한국일보> 기자, 이규환 전 한국방송 정책기획센터장,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장,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야당 성향 4명) 등이다.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는 이사 후보인 이길영 감사에 대해 “편파 보도와 학력 조작 논란 등 온갖 의혹이 제기됐던 인물”이라고 반발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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