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택 위원장 병원으로 언론장악 청문회 실시와 ‘낙하산 사장’ 퇴출, 해직·징계 언론인 원상 회복 등을 요구하며 서울 여의도에서 21일 동안 단식농성을 한 이강택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 지난 18일 오후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왼쪽)이 이 위원장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언론3단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단일안 논의 활발
방통위 역할 축소·이사 다변화 초점…방문진 개편 ‘촉각’
방통위 역할 축소·이사 다변화 초점…방문진 개편 ‘촉각’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8월7일)와 <한국방송>(KBS) 이사회(8월30일)의 이사진 임기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낙하산 사장’ 방지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대선을 앞두고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방송 파업의 원인인 정치권력의 방송 장악 악습이 되풀이된다며 단일안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공영방송 ‘낙하산 사장’은 일차적으로 대통령 직속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의 구조에 원인이 있다. 방통위 위원은 정부·여당 몫이 3명에 야당 몫이 2명인데, 방통위는 한국방송 이사회(11명) 이사진에 대한 추천권과 방문진(9명)의 임명권을 쥐고 있다. 현재 이사진의 여야 구도는 방문진이 6 대 3, 한국방송이 7 대 4다. 사장 추천권을 지닌 두 공영방송 쪽 이사진이 거수기 역할을 하면 필연적으로 ‘낙하산 사장’이 앉을 수밖에 없다.
언론 시민단체들 안은 따라서 두 방송의 이사진 구성에서 방통위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민언련은 두 이사회의 규모를 11명으로 통일하고 이사 추천권을 다변화하는 안을 마련했다. 여야 정당이 3명씩 모두 6명을 추천하고, 방통위가 3명, 해당 방송 구성원들이 2명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또 사장추천위원회를 만들어 공영방송 이사회와 같은 비율의 의결권을 주는 내용도 들어 있다. 신태섭 민언련 공동대표는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각계 30여명이 참여하는 사장추천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연대가 주도하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네트워크)는 방통위의 이사 추천권을 아예 없애고 국회에서 여야가 6명씩 모두 12명을 추천하는 안을 내놓았다. 네트워크 쪽 안 마련에 참여한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권력을 비판·감시해야 하는 방송사의 이사 선임에 대통령 직속기구인 방통위가 관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방통위를 배제해야 낙하산 사장을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사장 선임은 사장추천위를 거친 뒤 이사회의 과반 의결이 아닌 4분의 3의 동의를 얻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런 특별다수제는 일본 공영방송 <엔에이치케이>(NHK)의 사장 선임 방식이다.
언론노조도 공영방송 이사의 여야 동수 추천과 사장 선임 특별다수제에 방점을 찍고 있다. 언론 단체 세 곳은 이번주부터 단일안 협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들은 공영방송 사장과 이사의 자격 요건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표결마다 여당 쪽 이사들이 결과를 좌우하는 과반 의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의결 정족수 강화도 검토하고 있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 18일 ‘방송사 낙하산 방지법’을 발의했다. 남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는 방문진 이사를 여·야·방통위가 각각 3명씩 추천하는 내용이 담겼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은 현재의 ‘낙하산 사장’ 거취나 방송 파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더욱 주목받는다. 8월에 언론 단체들과 정치권 일부의 구상대로 방문진 이사진이 개편되면, 퇴진 요구를 무시하고 있는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의 입지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방문진 이사회는 지난 3월 김 사장 해임안을 6 대 3의 의견으로 부결시킨 바 있다. 한국방송 김인규 사장의 임기는 대선 한 달 전인 11월까지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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