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종북주의 보도’ 토론회
‘주사파, 빨갱이, 종북, 폭력, 진흙탕, 테러….’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 보수언론들이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선거 논란을 다루며 쓴 말들이다. 보수언론들이 통합진보당 논란을 핑계로 삼아 진보진영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덧씌우기에 나서면서 공론장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는 15일 서울 정동 환경재단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및 종북주의 보도를 통해서 본 공론장의 위기’ 라는 토론회에서 4월1일~5월23일 조·중·동 보도를 <한겨레>·<경향신문>·<오마이뉴스>와 비교·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기간에 6개 언론사 중 통합진보당 사태를 가장 많이 보도한 곳은 조선일보로 169건이었다. 중앙일보는 90건, 동아일보는 91건, 한겨레는 105건, 경향신문은 115건, 오마이뉴스는 72건을 보도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보수언론들이 사태의 본질인 부정선거 의혹보다 이념적 공격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최 교수는 “통합진보당 보도에서 북한과 관련된 키워드를 많이 사용한 조선일보는 주체사상, 엔엘(NL) 주사파, 빨갱이, ‘종북의 몸통’ 등 노골적으로 색깔론을 부추기는 자극적인 단어들과 ‘북한 지령을 받는’, ‘북한식의 투표를 흉내내는’ 등의 표현으로 통합진보당이 북한과 관련이 깊다는 식의 보도를 했다”고 짚었다. 북한 관련 단어를 자주 사용해 통합진보당과 진보세력의 정체성을 문제삼고 색깔론을 펴고 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진흙탕 진보당”, “더러운 전쟁” 같은 자극적 언어를 구사해 통합진보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확산시켰다는 게 최 교수의 분석이다.
중앙일보도 “종북”, “주사파” 등의 말을 앞세워 색깔론을 폈다. 동아일보는 “폭력사태”라는 어휘를 81건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 교수는 “중앙·동아일보도 ‘주사파’, ‘종북’ 등의 키워드를 이용해 통합진보당에 종북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보도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언론이 북한에 대한 적대감과 남북대치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진보진영을 주사파의 온상으로 낙인찍으면서 생산적인 논의와 건강한 비판을 봉쇄했다”며 “진보진영에 대한 색깔 덧씌우기가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기형 경희대 교수(언론정보학)는 “보수언론이 일으킨 때아닌 도깨비 소동으로 인해 한국 사회 전체의 공론장이 훼손됐다”며 “이로 인해 긴급하게 논의해야 할 민생 과제나 현안들은 무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토론자인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도 “우리 사회에서 ‘종북’이라는 용어가 많이 거론되는 것은 다양한 견해를 수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뜻하며, 민주주의의 후퇴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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