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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코바코’ 출범…방송광고판매 경쟁 본격화

등록 2012-05-22 20:21수정 2012-05-22 22:08

전국언론노조 조합원들이 지난해 12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조·중·동의 종합편성채널 출범을 규탄하고 미디어렙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전국언론노조 조합원들이 지난해 12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조·중·동의 종합편성채널 출범을 규탄하고 미디어렙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3일 미디어렙법 시행
공영방송 광고만 위탁판매
기존 정원 6% 줄여 새출발
독자영업 나선 SBS에 이어 MBC도 자사렙뜻 포기안해
미디어 생태계 훼손 우려도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법이 23일부터 시행되면서 방송광고 판매의 경쟁체제가 본격화된다. 그러나 애초부터 ‘보도·편성과 광고영업의 분리’라는 개선안의 근본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법의 한계 속에 방송의 공공성과 중소방송사와의 연계 판매 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문화방송>(MBC)·<한국방송>(KBS)·<에스비에스>(SBS)·<교육방송>(EBS) 등 모든 지상파의 광고를 독점판매했던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는 이날부터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신공사)로 전환돼 출범한다. 코바코는 신공사로 바뀌면서 에스비에스를 제외한 공영방송의 광고만 위탁판매한다. 신공사는 4개 본부 체제에 정원 286명으로 진용을 갖췄다. 코바코의 기존 정원 304명에서 6% 줄었다. 홍성완 방송통신위원회 신공사 설립추진위 사무국장은 “코바코가 지상파 광고를 모두 판매했던 체제에서 에스비에스가 빠져나가고, 대신 과거에 없던 광고 진흥 기능이 추가되는 것을 고려한 숫자”라고 밝혔다. 신공사의 광고 진흥 업무는 30여년의 독점에서 경쟁체제로 진입한 데 따른 대비책이다. 광고 표준화와 효과 측정 등 디지털시대에 걸맞은 과학적 데이터를 광고주에게 풍부하게 제공하자는 취지다.

에스비에스는 미디어크리에이트라는 자사 렙으로 지난 1월부터 독자 영업에 나섰다. 에스비에스 미디어크리에이트는 올 1분기 매출이 현격하게 감소했으나 4월 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달은 문화방송과 한국방송의 파업으로 반사이득을 보면서 광고매출액 5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미디어크리에이트의 인력은 최근에 20명을 추가로 뽑아 모두 90명이다. 논란이 일었던 계열사 케이블채널과의 교차 판매도 큰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광고단가 탄력요금제 도입 등 다양하고 유연한 판매전략으로 신공사의 ‘기득권’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에스비에스 사내 광고국과 비슷한 위상 때문에 상업화 제어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미디어렙 위탁 3년 유예의 특혜를 받은 종합편성채널들이 광고 직거래를 하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결합 판매를 하는 지역민방들과의 협의도 원활하지 않다. 고수웅 지역민영방송협회 부회장은 “전파료 배분 등을 논의하려고 지난달 에스비에스에 공문을 보냈으나 아직 답이 없다”며 “전파료를 문화방송 수준으로 산정해 달라는 것과 정액제가 아닌 정률제로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파료는 프로그램에 딸린 광고를 지역방송이 해당 지역에 송출해주는 대가다.

미디어렙법에는 문화방송의 법적 다툼이라는 복병도 남아 있다. 에스비에스처럼 독자적인 자사 렙을 준비했던 문화방송은 미디어렙법이 통과되자 지난 3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송윤석 문화방송 정책홍보부장은 “미디어렙법이 통과되면서 자사 렙 준비 조직은 해체된 상태이나 위헌 결정이 나면 신공사에 묶이지 않고 독자 렙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방송사들이 광고를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면 방송의 공공성과 미디어 생태계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민기 숭실대 교수(언론홍보학)는 “방송광고시장에서 과열 경쟁이 벌어지면 한정된 광고 재원 속에서 신문이나 지역방송 등 다른 언론들의 먹이까지 빼앗아 여론 다양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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