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채널에이>가 방송프로그램 제작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한국영상미술진흥회와 계약을 맺어 드라마 <케이팝 최강 서바이벌>을 촬영하던 영종도 스튜디오 모습. 한국영상미술진흥회 제공
시청률 저조·자금부족 이유 미술제작사에 23억 안줘
‘시설비 10억’ 세트장 일방 해약도…업체들 1인 시위
‘시설비 10억’ 세트장 일방 해약도…업체들 1인 시위
“<채널에이> 쪽이 지난 1~3월 석달치 미술 제작비 22억9천여만원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지급하더라도 언제 할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시청률 저조와 자금 부족이 이유랍니다. 미술제작사 20여곳 직원들이 세트 만들고 의상 소품 준비하느라 매일 밤을 새며 일해왔어요. 인건비를 안주겠다니 이런 횡포가 어디 있습니까?”
<동아일보>가 대주주인 종합편성(종편)채널 <채널에이>와 전속계약을 맺고 방송미술 제작 관리 업무를 해온 한 미술제작 관리회사의 이아무개 대표가 던진 말이다. 그는 1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0일이 직원 40여명 월급 주는 날인데, 제 통장에 80만원밖에 없었다. 방송업계 고용 창출 같은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출범한 <채널에이>가 이래도 되느냐”고 덧붙였다.
이 업체는 20여개 미술제작사들과 협력계약을 맺어 지난해 10월부터 채널에이의 미술품 제작관리 업무를 해왔다. 이 업체는 지난해 9월 채널에이로부터 관리비 명목으로 연 25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2년 계약을 맺었다. 제작업체 관리를 하는 일종의 용역회사인 이 업체는 미술제작업체 20여곳과 하청계약을 맺어 무대 세트와 출연자 의상, 메이크업 등 업무를 할당하고 채널에이로부터 대금을 받아 지급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20여개 하청업체 직원 150여명의 인건비도 못주고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고 하소연했다.
이들 20여개 업체가 소속된 사단법인 한국영상미술진흥회는 채널에이의 제작비 체불에 맞서 지난 27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공동 대응에 나섰다. 2일부터 서울 광화문 채널에이 사옥 앞에서 대금 체불에 항의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채널에이와 계약을 맺고 인천 영종도 드라마 제작 스튜디오를 임대해온 한국영상미술진흥회 쪽도 투자한 시설비를 건지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진흥회는 지난해 10월 10억원을 들여 영종도 스튜디오 2개를 제작해 채널에이쪽과 월 임대료 1억원에 1년 계약을 했다. 진흥회쪽은 “채널에이가 지난달초 1년 계약을 파기하고, 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를 찍은 1000평짜리 스튜디오는 오는 16일까지만, 5월중 종영 예정인 드라마 <케이팝 최강 서바이벌>을 찍고 있는 500평짜리는 5월까지만 쓰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며 “지난달치 임대료 1억원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진흥회쪽은 채널에이 미수금 내역과 소품·세트 용역 계약서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채널에이는 지난해 12월 개국한 이래 광화문 본사 사옥과 인천 영종도, 경기도 파주, 서울 가양동 등 스튜디오 시설 4곳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해왔다.
이에 대해 채널에이 편성제작팀의 미술제작 계약 담당자는 이날 “공식 홍보 창구가 아니다”라며 해명을 피했다. <한겨레>는 편성제작팀 고위 관계자와 기획홍보팀쪽에 해명을 듣고자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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