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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기자 150명 제작거부 첫날
“KBS의 지난 4년 반성합니다”

등록 2012-03-02 21:33수정 2012-03-04 13:28

2일 제작거부에 들어간 <한국방송>(KBS) 기자들이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신관 사옥 입구에서 집회를 열어 ‘케이비에스 바로잡겠습니다’, ‘부당징계 막아내자’ 등의 글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정아 기자 <A href="mailto:leej@hani.co.kr">leej@hani.co.kr</A>
2일 제작거부에 들어간 <한국방송>(KBS) 기자들이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신관 사옥 입구에서 집회를 열어 ‘케이비에스 바로잡겠습니다’, ‘부당징계 막아내자’ 등의 글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정권홍보성 기사 제작…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미디어비평’ 다른 프로로 대체…사쪽 “엄정 대처”
“약자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하고, 기계적 중립을 앞세워 진실 앞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2일 오전 10시, 마이크와 카메라를 내려놓은 <한국방송>(KBS) 기자들이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신관 계단 앞에 모인 기자 150여명은 ‘국민들께 드리는 반성의 글’을 올렸다.

정윤섭 케이비에스기자협회 부회장은 “여기 모인 이유는 딱 하나, 밖에 나가서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동진 기자협회 회장은 “(윗선에서) 정권홍보성 아이템을 발주해 어쩔 수 없이 제작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 4년간 수치심으로 지내왔다”고 말했다.

제작거부에는 300여명의 보도본부 소속 기자 가운데 팀장급 이상 간부 80여명을 뺀 220여명 중 150여명이 참여했다고 협회 쪽은 밝혔다. 제작거부는 협회의 새노조(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 전 집행부 징계 철회와 이화섭 보도본부장 임명 철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월 사쪽은 2010년 7월 파업을 주도한 기자 4명 등 새노조 전 집행부 13명을 무더기 중징계했다.

집회에서 징계자들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이어졌다. 엄경철 기자(정직 6개월)는 “케이비에스 설립 목표가 사회환경 비판과 감시라고 명확히 적혀 있지만, 김인규 사장은 취임 이후 권력 감시와 비판을 말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 추진 기사가 두 꼭지 나갔는데(2월29일치), 기지 반대 인터뷰는 단 10초만 나갔다”며 “기지 반대 입장을 묵살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성재호 기자(정직 5개월)는 “지난 4년의 잘못을 반성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이날 밤 11시40분 편성된 기자 제작 프로그램 <미디어비평>은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됐다. 이에 대해 사쪽은 제작거부로 인한 결방이 아니라, 거부에 앞서 이미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기로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매일 방영되는 뉴스 프로는 간부 중심으로 제작이 이뤄져 당장 차질은 없다. 하지만 제작거부가 장기화할 경우 방송 차질이 예상된다.

사쪽은 “불법 제작거부는 사규 위반으로 엄정대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홍보실 쪽은 “한국방송 기자는 휴직·연수·타 본부 파견자 포함해 서울만 520명이며 지역 기자들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전체 기자 중 일부가 참여하고 있는 만큼 뉴스 제작은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6개 계열사 사장단은 성명을 내 “제작거부는 케이비에스의 당면과제인 수신료 인상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대화의 장을 마련해 충분한 토론을 거쳐 현 사태를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밝혔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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