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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나가수’처럼 선거도 담론경연장 돼야”

등록 2012-01-16 21:46수정 2012-01-17 18:09

이준웅 교수
이준웅 교수
‘말과 권력’ 펴낸 이준웅 교수
현 정부 민주주의 퇴보 우려하며
고대 아테네 의사소통구조 탐구
“힘아닌 정책과 대안 경쟁해야”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도 요즘 주목받는 가수 경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처럼 최고의 주장과 논변을 제시하고 경연하는 담론 경연장이 되어야 합니다.”

최근 ‘말의 소통’이란 관점에서 민주주의를 천착하여 <말과 권력>(한길사)이란 책을 펴낸 언론학자 이준웅 교수(사진·서울대 언론정보학과)는 16일 “정치 지도자들도 이 프로그램처럼 담론 경연을 통해 유권자들의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받아야만 권력의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명박 정부 들어 ‘소통 부재’와 민주주의의 퇴보 현상을 지켜보면서 한국 사회 내부에 민주주의 제도 자체에 대한 확신과 성찰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민주주의의 원형인 고대 그리스 아테네로 거슬러 올라가 담론의 소통을 탐구했다. 그는 아테네의 지배적 담론 양식이었던 레토릭(수사학) 연구를 바탕으로 ‘의사소통 민주주의’를 구현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의사소통 민주주의는 모두가 말하고, 모두가 듣고, 모두가 판단하는 민주주의를 말합니다.”

그는 국회도 힘 대신 말로 설득하는 담론 경연장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총선 후보들이 서로 다른 주장의 근거와 정책 대안을 제시하면 시민들이 공동체의 미래를 생각하여 판단하고 평가할 때 권력의 정당성이 부여된다는 것이다.

언론학자답게 ‘민주주의는 곧 말의 문화’라고 규정한 그는 한 사회와 소통 문화의 역학관계를 풀어가고 있다. “말하기는 민주시민으로서 필수사항이죠. 그런데 우리 사회는 유교적 전통으로 ‘과묵’과 ‘묵묵히’를 선호하고, 말에 대한 두려움이나 멸시가 공존하면서 담론 문화가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했어요.”

‘말 섞지 말라’는 말이 있다. 생각과 이념이 다른 사람들과 상종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 교수에겐 온전히 배척해야 할 관념이다. “이 말은 굉장히 무섭고 폐쇄적이며 반지성적입니다. 이념적 배경과 사상적 줄기는 서로 다를 수 있으나 ‘말을 섞어야’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데 이를 거부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와 혐오를 드러내는 셈이죠.”

이 교수는 글 쓰고 토론하는 담론 문화가 활발해져야 민주주의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다고 말한다. “남의 글을 열심히 읽어주고 댓글을 달아주는 과정 속에 자신의 글쓰기도 성장합니다. 읽고 쓰는 문화가 새롭게 진화할 때 담론 문화, 즉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는 거죠.”

그는 요즘 대학생들에게 공동체에 기여하는 삶, 즉 선출직에 도전해보라고 권한다. “군수나 구청장 등 선출직에 나가서 세상을 바꾸는 작업은 위험도 따르지만 지식인으로 가치있는 일입니다.”

글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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