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종편 4곳의 대주주인 일간지들이 연일 지면에서 자사 종편 시청률과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기사를 싣고 있다.
방송 일주일 ‘초라한 성적표’
평균 시청률 0.5% 밑돌아
50대 이상이 시청층 과반
“틈새시장 공략 못하고
지상파 뒤꽁무니 쫓는 격
황금채널 특혜에도 미진”
평균 시청률 0.5% 밑돌아
50대 이상이 시청층 과반
“틈새시장 공략 못하고
지상파 뒤꽁무니 쫓는 격
황금채널 특혜에도 미진”
종합편성채널(종편)이 지난 1일 개국했으니 8일로 방송 일주일이 넘었다. 언론학자 등 전문가들은 종편이 대주주인 이른바 ‘조·중·동·매’ 신문의 논조를 답습해 친여·보수 편향의 색깔을 확연히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지상파급 편성을 내세웠음에도 종편 4사의 개국 뒤 평균 시청률은 0.5%를 밑돌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인터뷰(종편 4사),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시킨 영상물(<티브이조선> ‘잊고 있었습니다’), ‘청와대의 밥상’ 다큐(<매일방송>) 등 과거 군사정권 시기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거나 보수 편향의 목소리를 드러낸 프로그램이 특히 입길에 오르고 있다. 권혁남 전북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종편 개국 특집의 박근혜 인터뷰나 한-미 자유무역협정 등에 관한 뉴스 보도는 균형감각을 잃은 편향적 보도였다”고 지적했다. 김희경 미디어전략연구소 연구실장은 “청와대 주방을 다룬 매일방송의 ‘청와대의 밥상’ 다큐는 주로 박정희, 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초점을 맞춰 그들의 소탈한 인간성을 부각시켰다”고 지적했다.
‘조중동 방송 공동모니터단’을 이끌고 있는 박중석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장은 “조중동 방송은 언론의 기본 원칙인 사실 확인조차 소홀히 하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호동이 23년 전 일본의 야쿠자 모임에 참석했다는 <채널에이> 보도는 강씨가 실제 그 조직에 가담했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구식 의원 비서의 선관위 누리집 해킹 사건을 다룬 티브이조선의 지난 3일 뉴스를 보면 앵커 멘트가 ‘2천년 전에 시저도 브루투스 너마저, 이러면서 숨을 거두지 않았느냐’로 시작했다”며 “이번 사건의 책임을 의원 비서에게 전가하고 꼬리자르기에 나선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선정성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개국 첫날 ‘강호동 영상’으로 선정성 논란을 촉발시킨 채널에이는 개국 특집 다큐 <하얀 묵시록 그린란드>에서 굶주리던 개들이 약한 개를 산 채로 뜯어먹는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 동물단체의 반발을 샀다.
지난 1~6일 동안 종편 4사의 평균 시청률은 모두 0.5%를 밑돌았다. 시청률조사업체 티엔엠에스미디어 집계를 보면, <제이티비시>가 0.43%로 가장 높고, <티브이조선> 0.39%, <매일방송> 0.35%, <채널에이> 0.3% 차례다. 민영 지상파 <에스비에스>의 경우 1991년 개국 일주일 평균 시청률이 5%(한국갤럽 조사)였다. 케이블채널 중 가장 성공했다고 평가되는 <티브이엔>의 경우 2006년 개국 당시 1주일 평균 시청률이 0.2%가량이었다. 이 채널은 지난 1~6일 평균 시청률이 0.51%다. 이 채널을 소유한 씨제이이앤엠의 한 간부는 “우리는 지상파에서 다루지 못하는 소재들로 틈새공략을 해 성공했다”며 “종편 방송을 보니 시청자의 새 트렌드나 기호를 반영하기보다는 지상파 편성의 뒤꽁무니를 쫓아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주시청층도 종편 4사 모두 50~60대 이상 연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티엔엠에스 자료를 보면, 4사 모두 50대 이상이 시청층의 절반을 넘게 차지했다. <채널에이>는 50.5%, <제이티비시>는 51.2%, <매일방송>은 60.4%, <티브이조선>은 59%였다. 광고회사 오리콤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지난 1~4일 나흘 동안 종편 4사 시청자 가운데 40~60대 연령층의 시청점유율이 전체 연령대의 80%를 차지했다.
광고주들은 대체로 20~30대 젊은 시청자가 많은 채널을 선호하는 편이다. 한 광고회사 관계자는 “각종 특혜를 누리며 출발한 종편들이 아무리 초기라 하더라도 시청률이 <와이티엔>이나 지상파의 계열사 피피와 비슷하거나 더 낮은 것은 초라한 성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종편의 한 관계자는 “개국 3일 전에 채널이 확정되어 번호를 홍보할 절대적 시간 등이 부족했던 것을 생각하면 출발은 순조롭다”며 “준비한 예능 프로그램 등이 가동되면 점차 지상파와도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현숙 선임기자, 남지은 기자 hyunsm@hani.co.kr
김황식 국무총리가 종합편성채널 4사 공동 개국식이 열린 지난 1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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