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진주·창원 합병 검증부터” 이달 안 항의 총파업 예정
진주·창원문화방송의 통합법인인 <문화방송 경남>이 지난 1일 지역민 반발 속에 출범한 가운데 이번엔 강릉·삼척문화방송 통폐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조짐이다.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노사 간담회에서 “올해 안에 강릉·삼척과 충주·청주의 통폐합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대균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지역사 통폐합 추진과 관련해 노조 쪽은 진주·창원 합병의 효과를 살펴본 뒤 진행하자며 속도조절을 제안했으나 김 사장은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 사장의 이런 발언은 기존 광역화 강행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문화방송 안에선 보고 있다. 특히 강릉·삼척문화방송의 경우 지분 100%를 서울 본사가 갖고 있기 때문에 통폐합 추진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다고 노조는 보고 있다. 강릉과 삼척문화방송은 지난해 지역사 경영평가 결과에서도 각각 에이(A)등급과 시(C)등급을 받아 통폐합의 짝짓기 대상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김재철 사장은 지난 3월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강릉·삼척에 임무혁 겸임사장을 발령내어 통합을 기정사실화했다.
임무혁 강릉·삼척문화방송 겸임사장은 최근 광역화 논의를 위한 노사 동수의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강릉 및 삼척엠비시 양쪽 노조에 제안했다. 두 지역사 안팎에서 지역정서와 삶의 기반이 다르다는 점 때문에 통합에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특히 강릉문화방송으로 흡수될 처지인 삼척은 방송 구성원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반발도 거세다. 동해, 태백, 정선 등의 지역까지 아우르는 삼척엠비시강제통합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허울뿐인 경영 효율화”라며 통폐합안에 반발하고 있다.
강릉 및 삼척엠비시 노조도 서울 본사가 구성원의 의사를 무시한 진주·창원 통폐합 방식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격앙된 분위기다. 황진호 삼척문화방송 노조위원장은 “진주·창원 합병의 결과를 지켜본 뒤 이후의 통폐합을 결정하라는 방통위의 권고와도 정면 배치된다”며 반발했다. 박용석 강릉문화방송 노조위원장은 “힘의 논리만 앞세워 제2의 진주사태가 재발되어서는 안 된다”며 “강릉과 삼척의 살길이 무언지 지역주민들과 함께 터놓고 공론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서울 문화방송 노조도 이달 안으로 통폐합 항의 총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진숙 문화방송 홍보국장은 “광역화는 문화방송이 나아갈 방향이지만 본사가 개입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 지역사들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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