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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김재철 재신임’ 후폭풍…MBC노조 파업 수순

등록 2011-08-02 20:08수정 2011-08-02 22:12

“사장직을 도박판 판돈 걸듯”…노조, 출근저지 투쟁
4일부터 찬반투표…진주·창원 통폐합 등 변수 될 듯
<문화방송>(MBC) 김재철 사장의 거취가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긴급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재신임으로 결정나자 문화방송의 많은 구성원들은 허탈함과 격앙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대주주인 방문진과 정수장학회는 지난 1일 긴급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잇따라 열어 지난달 29일 전격 사표를 낸 김 사장에 대한 재신임을 확정했다.

2일 김 사장 출근저지투쟁에 돌입한 노조는 이날 대의원대회를 열어 4일부터 18일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하기로 결의했다. 정대균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진주·창원방송 통폐합 등에 대한 회사 대응에 따라 파업 시기도 조정할 것이며 투표와 찬성률을 높여 파업의 동력을 확실하게 이끌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김 사장의 사직서 제출을 분별없는 행동으로 규정하고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신뢰를 내팽개쳤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날 나온 비대위 특보를 통해 “문화방송의 실질적인 주인인 시청자와 국민들을 우롱하고 사장 자리를 도박판 판돈 걸듯 내걸었다”며 “이런 김재철씨가 몇 달 뒤에 총선 출마하겠다고 쉽게 사표를 던지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고 주장했다.

방문진 이사회의 김 사장 재신임(재선임) 처리 과정에 대해 불만도 쏟아놓고 있다. 문화방송의 한 피디는 “김 사장의 공과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도 없이 마치 (김 사장이) 어딘가로 도망갈까 서둘러 앉히려는 모양새였다”고 비판했다.

이런 기류는 지난 1일 열린 노조 임시총회에서 파업에 대한 적극 지지 발언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장기파업 후유증 등으로 그간 파업을 거론하기조차 어려운 분위기였으나 김 사장의 돌출적인 사직서 제출 뒤 재신임 처리 절차가 일사천리로 이뤄지자 그동안 쌓인 불만이 한꺼번에 분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시사교양국 조합원은 “김 사장 취임 뒤 1년 반 동안 쌓인 내부의 신음소리는 말도 못해 이번 파업은 단호하게 갈 수밖에 없다”며 “언론 기능이 죽은 지금의 질식 상황의 방송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방송이 다시 살기 위해서는 죽어야 한다는 각오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반발 기류는 특히 시사교양국과 라디오국 쪽이 높다. 김 사장 취임 이후 ‘일방통행식 프로그램 통제’가 상대적으로 심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지난 5월 <피디수첩> 프로그램 제작 중단 지시에 맞선 시사교양국 이우환·한학수 피디를 비제작부서로 발령냈다가 지난달 16일 법원으로부터 ‘무효’ 판단(전보명령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았다. 라디오국은 지난달 사쪽이 확정한 일명 소셜테이너 규제법으로 불리는 ‘출연자 제한 심의규정’ 탓에 몸살을 앓았다.

노조는 김 사장의 이번 돌출행동이 공영방송 사장으로서의 리더십 신뢰도도 크게 떨어뜨렸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이진숙 홍보국장은 “김 사장의 취임 뒤 예능·드라마의 시청률이 상승했고 경영실적도 나아지고 있다”며 “공영방송으로서 제모습을 갖추려는 성장통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김 사장이 사표를 낸 이유라고 밝힌 진주·창원 문화방송 통폐합 문제는 8일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방통위는 내부적으로 승인 가닥을 잡았으나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문석 방통위원은 “진주·창원 모두 보도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도록 복수 연주소(독립방송센터)의 존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수 연주소가 유지되면 창원에 흡수되는 진주방송의 보도기능이 유지돼 지역여론이 반영될 수 있다. 노조는 광역화를 반대하고 있어, 통폐합 승인 여부에 따라 파업의 일정이나 강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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