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 정영하 노동조합 위원장(오른쪽 마이크 잡고 있는 이)과 조합원들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율촌빌딩 앞에서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의 사표 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방문진 이사회·주총서 결정
김사장 “사퇴 뜻 없다” 밝혀
노조쪽 “복귀땐 출근 저지”
김사장 “사퇴 뜻 없다” 밝혀
노조쪽 “복귀땐 출근 저지”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정수장학회는 1일 긴급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잇따라 열어 지난 29일 사표를 낸 김재철 사장에 대한 재신임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문화방송 노조는 이사회의 재신임 결정에 ‘편법코미디’라고 반발하면서 김 사장의 출근 저지와 파업 등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진숙 문화방송 홍보국장은 1일 저녁 “오늘 주주총회에서 지난 2월 연임 당시 김 사장의 지위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일(2일)부터 김 사장이 업무에 복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방송의 주주는 방문진 70%, 정수장학회 30%로 구성되어 있다.
앞서 방문진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방문진 사무실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김 사장에 대한 재신임을 찬성 6표, 기권 3표로 의결하고, 주총의 재선임 절차를 거치기로 합의했다. 방문진 대변인인 차기환 이사는 이사회 직후 “김 사장이 자신의 핵심 공약인 지역 문화방송 계열사 광역화 안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보류되자 도의적 책임에서 재신임을 묻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서 야당 쪽 이사들은 “김 사장이 사표를 낸 순간 효력이 발생”했다고 주장했고, 여당 쪽 이사들은 “문화방송 사장의 임명권자인 방문진에 재신임을 물은 것”이라고 맞섰다. 이와 관련해 김 사장은 이날 이사회에 나와 “사장으로 처음 나올 때부터 공약으로 내세운 광역화 논의가 방통위 쪽에서 지연돼 재신임을 받기 위해 사표를 낸 것이며 사퇴할 의사는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여당 쪽 이사 6명이 재신임안을 제출해 야당 이사들(3명)이 퇴장한 가운데 안은 통과됐다. 여당쪽 이사들은 애초 사직서 반려로 의견을 모았으나 김 사장이 사표를 낸 순간 효력이 발생한다는 현행법 해석이 제기됨에 따라, 법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재신임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편 문화방송 노조는 이날 오전 이사회가 열리기 전 김 사장 복귀 땐 총파업에 들어가겠다는 의견서를 방문진에 전달했다. 정영하 노조위원장은 “(이사회와 주총에서) 말이 안 되는 편법의 코미디를 벌이고 있다”며 “무자격자인 김재철씨의 복귀 땐 출근 저지와 총력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해 2월 엄기영 당시 사장이 사퇴한 뒤 취임해 지난 2월 3년간 연임이 확정됐으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진주·창원 문화방송 통폐합 승인을 보류하자 지난달 29일 방문진에 사표를 제출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