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 사장
‘진주·창원방송 통폐합’ 방통위 압박용? 총선 출마용?
방문진, 새달1일 수리여부 결정
방문진, 새달1일 수리여부 결정
김재철(사진) <문화방송>(MBC) 사장이 29일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 갑자기 사직서를 제출했다. 지난 2월에 3년 임기 연임이 확정된데다 최근 사장직을 자진사퇴해야 할 뚜렷한 사유를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사직서 제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화방송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 사장의 사표는) 지난 20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진주·창원 문화방송 통폐합 승인을 보류한 데 대한 항의 표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문진은 이날 오후 긴급 임시이사회를 소집했으나 여당 쪽 이사만 참석해, 수리 여부는 새달 1일 이사회를 열어 결정하기로 했다.
김 사장이 취임 이후 진주·창원 문화방송 통폐합을 의욕적으로 밀어붙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표가 방통위의 통합 승인을 겨냥한 압박용이라는 관측이 문화방송 안팎에서 일단 대세를 이루고 있다. 사직서가 반려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진주와 창원 방송은 지난해 9월 합병안을 의결한 뒤 방통위에 방송국 변경허가 신청서를 냈으나 지역 주민들의 반발 등을 고려해 방통위는 지난 5월에 이어 지난 20일 전체회의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보류 결정을 내렸다.
반면, 김 사장이 방통위의 두차례 승인 보류만으로 2년6개월 남은 임기를 접겠다고 강공을 펼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다.
총선 출마용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 사장은 사장 선임 전에 퇴사 후 고향인 경남 사천 지역구 출마 의사를 밝혔고, 사장 취임 뒤에도 고향을 자주 찾아,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지역구 관리용 아니냐’는 입길에 올랐다.
정영하 문화방송 노조위원장은 “김 사장의 거듭된 전횡과 폭력적 경영으로 회사가 폭발 직전의 화산과 같았는데 스스로 회사를 떠나겠다는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방문진은 사표를 즉각 수리해 공영방송 위상 회복의 기반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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