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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SBS홀딩스 ‘미디어렙 설립’ 나선 속셈

등록 2011-07-26 20:07수정 2012-01-12 17:20

미디어 전망대

<에스비에스>(SBS)의 지주회사인 에스비에스 홀딩스가 미디어렙사를 설립하고 방송광고 판매를 하려고 한다는 소식이다. 이르면 9월 중 출범한다고 한다. 곧 조중동 종편이 직접 광고영업을 할 것이므로 에스비에스도 어쩔 수 없다는 빌미다. 하지만 이는 기회를 틈타 대주주의 이익을 챙기려는 꼼수다. 홀딩스는 에스비에스에서 발생한 수익을 자회사로 빼돌린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는 방송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거래를 투명하게 하여 방송 제작기반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대주주의 지배권만 강화시켜 주고 에스비에스의 수익을 계열사로 유출한다는 평가다.

에스비에스는 지주회사가 되면서 콘텐츠의 판매와 이용사업 등은 다른 계열사로 넘겨 계열사에 유리한 거래계약으로 에스비에스에서 발생한 부가가치를 계속해서 이전해간다고 한다. 대표적인 계열사가 에스비에스콘텐츠허브와 에스비에스플러스다. 콘텐츠허브의 주력사업은 방송 콘텐츠 권리와 부가사업 권리의 국내 및 해외 판매이고, 플러스는 텔레비전 드라마와 연예, 오락 프로그램을 주로 편성하는 드라마 전문 채널이다. 에스비에스가 만든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업들이다. 그런데 프로그램이라는 상품의 핵심적 가치를 생산하는 방송사의 이익은 나날이 줄어드는 데 비해 이들 회사의 이익은 갈수록 불어난다. 2010년 에스비에스의 영업이익은 43억원 적자인데 콘텐츠허브의 영업이익은 289억원, 플러스의 영업이익은 211억원이었다. 에스비에스에 지급하는 콘텐츠 사용료를 적게 지불한 덕분이다. 이는 시장 원리에 따른 거래가 아니라 홀딩스의 부당한 개입에 따른 거래이기에 가능하다.

상식적으로 본다면 콘텐츠허브나 플러스와의 거래에서 방송사가 우월적 지위여야 할 것이다. 방송 프로그램이 없다면 존립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른 계열사에 유리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이유는 소유 지분율의 차이에 있다. 현재 홀딩스의 에스비에스 지분은 33.59%인데 콘텐츠허브 지분은 65%, 플러스 지분은 100%이다. 또다른 이유도 있다. 에스비에스는 방송으로서 공적 책임이 있으므로 많은 이익을 내게 되면 공익적 프로그램 제작과 편성을 늘리라는 요구를 받을 수도 있다.

직접 영업을 하는 미디어렙사를 무리하게 설립하려는 속셈도 바로 여기에 있다. 에스비에스와의 거래에서 미디어렙사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서 수익이 미디어렙사를 통해 대주주에게 돌아가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홀딩스가 소유한 플러스나 골프채널 등 케이블 채널 회사의 광고와 패키지 판매 가능성도 있다. 에스비에스에 광고하는 광고주에게 계열사인 플러스나 골프 채널 등 케이블 방송의 광고를 비싼 값에 팔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방송산업에서 광고판매 수입은 콘텐츠 판매와 사용에 따른 수익보다 훨씬 비중이 높다. 미디어렙사를 통해서 에스비에스 이익을 이전시키는 것이 콘텐츠 사용을 하는 계열사를 통하는 것보다 더 쉽게 또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갈 수도 있다.

재벌들이 계열사를 통해 이익을 빼내가는 전형적인 이익편취과 같다. 어떤 대기업들은 가족 등 소유의 광고대행사를 설립하여 계열사 광고물량을 몰아주면서 이익을 취해왔다. 공적 의무를 가진 방송이 편법으로 대주주의 잇속을 챙기려 꼼수를 부린다면 이에 대한 역풍은 거셀 것이다. 지금은 공적인 언론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자본과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미디어렙 제도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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