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엔에스(SNS) 혁명의 신화와 실제: ‘토크, 플레이, 러브’의 진화>
교수 4명 ‘SNS 혁명의…’ 출간
“수평적 관계 이면에 소수 권력”
“수평적 관계 이면에 소수 권력”
커뮤니케이션 도구 및 미디어로서 급속하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소셜미디어의 허와 실을 다룬 책이 나왔다.
김은미(서울대), 이동후(인천대), 임영호(부산대), 정일권(광운대) 교수 등 4명의 커뮤니케이션학 전공 학자들은 최근 출간된 <에스엔에스(SNS) 혁명의 신화와 실제: ‘토크, 플레이, 러브’의 진화>(나남)를 통해 이른바 ‘소셜미디어 혁명’의 실체를 따졌다.
이 책은 소셜미디어는 새로운 도구이지만, 사람들 사이의 소통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는 어찌 보면 당연한 전제에서 출발한다. 이른바 ‘소통 기구’인 소셜미디어의 기능은 1950~60년대 동네 개울가 빨래터나 80년대의 다방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서로 만나 정보를 교류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 이곳에서의 소통은 과거나 지금이나 똑같으나 차이가 있다면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 열풍을 새롭지만 낯익은 현상이라고 평한 이유이다. 이들이 소셜미디어의 핵심을 ‘소통’이 아니라 ‘변화의 속도’라고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의 속도가 이전과 달리 워낙 빨라 그만큼 변화를 크게 느낀다는 것이다.
개방, 소통, 공유를 상징하는 소셜미디어 공간에선 악성 댓글이 크게 줄었다. 익명의 그늘에 숨을 수 있었던 기존 온라인 공간과는 차별적 현상이다. 이런 긍정적 평가와 함께 사생활 침해, 정보의 편파성, 정치·상업적 메시지 범람 등의 부정적 현상도 거론되어 왔다.
지은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의 확산은 ‘팩트의 실종’이라는 또다른 문제를 부른다고 진단한다. 과거엔 믿을 만한 출처에 기반해 사실을 확인했으나 지금은 사실이라 믿는 사람이 많으면 그게 바로 진실로 둔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소셜미디어가 ‘인지적’이기보다는 ‘정서적’ 매체여서 정보의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호소력이 있으면 빠르게 전파되면서 사실로 굳어진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는 관계맺기와 소통에서 수직적 위계라는 권력의 간극을 줄인 미디어로 평가받고 있다. 이용자들이 종이 아니라 횡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은이들은 트위터 이용자 5%가 전체 트위트의 75%를 차지하는 ‘소수의 법칙’에 주목한다. 겉으로 드러난 수평적 관계 이면에도 역시 권력 관계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은미 서울대 교수는 “소셜미디어가 실제보다 부풀려진 측면이 있으나, 우리 사회의 폭넓은 의제가 다양한 시각으로 다뤄지도록 하는 순기능도 있다”고 밝혔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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