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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이사람] “신문·방송겸영 소유지분 제한 필요”

등록 2010-11-11 09:02

존 테이트 BBC 정책전략디렉터
존 테이트 BBC 정책전략디렉터
국제방송통신 콘퍼런스 참석한 존 테이트 BBC 정책전략디렉터
머독의 영국방송 점령 반대나서
“정부 홍보프로젝트 단호히 거부”

“머독이 거대 자본을 투입한 스카이방송이 영국 방송과 산업계에 새바람을 몰고 온 것은 맞다. 그러나 소유권이 집중되면 여론 다양성을 해칠 우려가 있어서 문제제기한 것이다. 오프콤(영국방송통신 규제기관)은 이에 답해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 주최의 국제방송통신 콘퍼런스 참석차 한국을 처음 방문한 <비비시>(BBC) 존 테이트(사진) 정책전략디렉터는 10일 비비시가 루퍼트 머독의 스카이방송 지분 확대에 반대해 다른 언론사와 유례없는 공동전선을 펼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영국 최대의 유료방송인 스카이 채널 지분 39%를 소유하고 있는 머독은 지분의 완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영국에서 신문 시장의 37%를 점하고 있는 머독이 스카이 방송까지 완전 장악할 경우 영국 여론 시장의 다양성에 치명타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로 비비시와 중도진보 성향 <가디언>, 보수성향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데일리 메일> 등 다양한 색채의 신문이 ‘반머독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2007년 비비시에 입사해 그룹 차원의 정책과 전략 수립의 일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현재 유럽위원회에서는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퍼레이션이 지분 100%를 소유할 때 시장 경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연구하고, 오프콤에서는 미디어 다양성 보장의 관점에서 조사하고 있다”며 “여기에서 결론이 나지 않으면 경쟁위원회로 넘어가기 때문에 승인 여부는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종편’처럼 지금 영국 사회에서도 신문·방송 겸영의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나라마다 소유지분을 어느 정도 허용할지 각각 다르겠지만 방송은 공적 서비스를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 아래 지분을 제한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당은 올해 정권을 탈환한 뒤 연 144.5 파운드(약 25만원)인 비비시 수신료 인하를 추진했다. 정부와의 수신료 협상을 이끈 테이트 디렉터는 “ 2017년 4월까지 수신료를 현재의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수신료를 유지한 데는 비비시가 공정성 원칙을 잘 지키고 있는데다, 수준 높은 교육과 지식정보 등의 콘텐츠 생산에 주력해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수신료 협상 과정에서 정부가 요구했던 ‘정부 홍보 프로젝트’를 단호히 거부했다고 밝혔다. “콘텐츠의 편성권은 온전히 비비시의 몫”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이번 협상에서 ‘정부가 2017년까지 어떠한 추가적인 요청도 비비시에 하지 않는다’는 합의문구를 넣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요즘 비비시도 디지털 신기술과의 융합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콘텐츠는 왕이고, 기술은 왕좌”라며 “이 둘의 조화 속에서 고품질의 공적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사진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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