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투표 가결 가능성 높아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 노조)가 사쪽과 단체협상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새 노조에는 피디 500명(전체의 80%), 기자 220명(60%) 등 모두 850명의 조합원이 속해 있다.
새 노조는 ‘임단협·공정방송 쟁취’와 ‘조직개악 저지’를 내걸고 10~16일 파업 찬반 투표에 들어갔다. 김우진 새 노조 홍보국장은 “조합원들의 파업 투표 참여열기가 높아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될 것”이라며 “사쪽이 전향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6월 안에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8일 사쪽과 첫 협상테이블에 앉은 새 노조는 △노사 동수 공정방송위원회(공방위) 설치 △노조 전임자 보장 △조합 사무실 제공 △임금·법정수당 현실화 등 쟁점을 놓고 14차례 임단협 교섭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새노조는 지난 1일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냈다.
‘공영방송 지킴이’를 자임하며 지난 1월 출범한 새 노조의 핵심요구사항은 노사 동수의 공방위 제도화다. 노조 쪽은 “편파방송·누락방송 등 제작 일선의 어려움 해소는 공방위라는 출구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정방송 실현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 본부장 등 1년 뒤 신임평가, 본부별 지역총국별 공방위 정례화 등을 단협조항에 넣었다. 하지만 사쪽은 다수노조인 기존 노조와 공방위를 운영하고 있다며 거부하고 있다.
새 노조 쪽은 “사쪽은 노조가 내놓은 120여개 임단협 조항 중 60개 조항만 갖고 협상하려 했다”고 말했다. 반면 사쪽은 “기존 노조와도 단협 협상에 두달 반이 걸렸다. 새 노조와는 새롭게 만드는 것이어서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파업 목적이 조직개편 반대라면 경영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불법 파업”이라며 법과 규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새 노조는 기존 노조 조합원의 4분의1에 불과하다. 하지만 제작 핵심 인력인 피디와 기자 중심이어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여파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김우진 홍보국장은 “기자는 10년차 이하가 90%이고, 피디는 결원자를 제외한 거의 대다수가 가입돼 있다”면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일상업무 외 야간과 당직까지 거부하는 초고강도 파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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