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 노조 강동구 위원장
파업 합류한 한국방송 노조 강동구 위원장
“조중동 방송은 여론다양성과 공공성을 심대히 훼손시킨다.”
<한국방송> 노조가 22일부터 한나라당의 언론법 강행 저지를 위해 11년 만에 파업에 나선다. 지난해 8월 전국언론노조와 결별한 한국방송 노조는 지난 1·2차 언론파업 때는 참여하지 않았다.
강동구(사진) 한국방송 노조위원장은 21일 <한겨레>와 전화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법안의 반대 이유로 “여론 독과점 폐해로 인한 방송의 공영성 축소”를 첫손에 꼽았다. 한나라당이 여론 다양성과 방송의 공공성 보장이라는 언론의 본질적 기능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강 위원장은 “한나라당이 거대 신문을 (여론형성) 방송에 진입시키면 산업이 활성화되고 여론이 다양화된다는 논리는 허구로 드러났다”며 여당의 의도는 ‘보수신문 방송’을 만들자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했다. 그는 미디어법은 조중동 방송 참여가 관건이라는 김형오 국회의장의 얘기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22일 6시부터 전면 총파업이다. 이미 3월초에 조합원 87% 동의로 가결했다. 송출 등 단체협상에서 파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정해놓은 인력을 제외하고는 모두 참여한다. 아나운서와 앵커도 참여한다.”
강 위원장은 조합원 2천여명(전체 조합원 4200여명)이 파업에 동참할 것이라며 “프로그램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언론노조와 별도로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사옥 앞에서 파업결의대회를 열고, 시민들 상대로 거리 홍보전을 펼칠 계획이다.
그는 국민 다수가 언론법을 반대하는 것은 방송의 공적 영역을 후순위로 미루는 등 언론법 논의의 앞뒤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현재 미디어법은 상업방송의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공영방송의 공공성을 어떻게 지켜낼지에 대한 고민은 없다”며 “6월 국회에서 처리하지 말고 향후 시장과 공익의 접점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을 동일선상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방송 노조는 그동안 정치권에 수신료 인상 방안 등을 담은 방송공사법(가칭)이 6월 국회에서 발의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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