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면 노조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어 마중 나온 노조원과 껴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구본홍씨를 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 구씨를 반대하는 행동을 계속하겠다.”
지난 1일 전격적인 노사 합의로 풀려난 노종면 와이티엔(YTN) 노조 위원장은 3일 서울 남대문로 와이티엔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노사 합의가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의 종료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와이티엔 노사는 지난 1일 사쪽이 노조에 대한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노조는 구 사장에 대해 적대행위를 종료하고 총파업을 풀기로 합의한 바 있다.
노 위원장은 “해고자 문제가 아니라 부당한 고소를 취하하는 게 (노사 합의의) 목적이었다”며 “즉각적이고 일괄적인 복직이 이뤄지는 것 외에 어떤 조정이나 타협도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법원 결정에 따라 단 한 명의 해고자에 대해서라도 무효 판결이 나온다면 그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회사 쪽을 압박했다.
노 위원장은 또 “노조는 여전히 구본홍씨를 낙하산으로 규정한다”며 ‘구본홍 사장 반대’를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사장으로 인정되고 있지만, 노조의 정신, 언론인의 정신으로 그를 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구체적인 투쟁 방식에 대해선 “굉장히 힘들고 지치는 투쟁방식은 이제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현명하고,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합의서를 존중하겠다”면서도 파업은 언제나 다시 들어갈 수 있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노 위원장은 회사 쪽에 대해 “노사 합의서를 꼼꼼히 뜯어보니 체포나 구속 기회를 악용해 어떻게든 노조를 굴복시키겠다는 졸렬한 의지가 보였다”며 “상생과 조화의 정신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구속돼 있는 동안 노조에 큰 짐이 됐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못했다”며 노조원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법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권력의 도구가 얼마나 부당한지 이번 구속을 통해서 생생하게 체험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시청자들에 대해서는 “싸우면서 공정방송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스스로에게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해왔다. 기간이 길었던 만큼 약속과 책임감의 무게를 크게 느끼고 있다”며 와이티엔과 와이티엔 노조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사쪽 관계자는 “합의사항에 명시적으로 사장을 인정한다는 얘기는 없지만 ‘적대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항목이 사장을 인정한다는 뜻이고 해고자 복직 문제는 법원 판결에 따르기로 한 만큼 (노 위원장의 발언은) 회사로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한편 사쪽 관계자는 “합의사항에 명시적으로 사장을 인정한다는 얘기는 없지만 ‘적대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항목이 사장을 인정한다는 뜻이고 해고자 복직 문제는 법원 판결에 따르기로 한 만큼 (노 위원장의 발언은) 회사로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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