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방송 허용과 신문·방송 겸영 금지 조항 폐지를 뼈대로 하는 한나라당의 언론 관련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시민언론단체는 물론 언론학계와 현업 방송인단체까지 “방송을 조·중·동과 재벌, 외국 자본에 넘기는 개정안을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 언론학자 200여명의 정책대안모임인 미디어공공성포럼은 8일 성명에서 “한나라당의 개정안은 시민을 위한 ‘광장’을 재벌을 위한 ‘시장’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만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여론을 깡그리 무시해 버린 데서 실로 분노와 절망감을 느낀다”고 개탄했다. 특히 방송법 개정안의 ‘모든 대기업의 지상파 20% 진출, 종합편성·보도채널 49%까지 지분 허용’은 “자본으로부터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모든 장치를 제거하겠다는 것이며, 외국 자본의 뉴스 관련 방송사업 진출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도 많은 갈등을 겪으며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비판했다.
기자·피디·기술직 등 7개 직군으로 구성된 방송인총연합회도 이날 성명을 내 “한나라당의 폭거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방송 독립성과 공공성 지키기를 위해 전면전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중·동 방송까지 등장시켜 한나라당 영구집권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고 경고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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