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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티엔 ‘블랙투쟁’…‘시청자 사과’ 중징계

등록 2008-11-26 22:56수정 2008-11-27 09:22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명진)는 26일 앵커 등이 사쪽의 노조원 징계에 항의하는 의미로 검은 옷을 입고 뉴스 진행을 한 <와이티엔>(YTN)의 ‘블랙 투쟁’에 대해 ‘시청자 사과’ 중징계를 내렸다. 시청자 사과는 방송 재허가 심사 때 감점(방송심의분야 100점중 -4점) 요인으로 작용한다.

 방통심의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지난달 8일 방송한 와이티엔 ‘굿모닝 코리아 1부’ ‘뉴스 오늘 4부’ ‘뉴스 퍼레이드’ 등에 대한 심의 결과, 방송심의 규정 제7조 ‘방송의 공적책임’ 1항(방송은 공적매체로서의 본분을 다하여야 한다), 제9조 ‘공정성’ 4항(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그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하여 일방의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하여서는 아니된다), 제27조 ‘품위 유지’ 1항(방송은 품위를 유지하여야 하며, 시청자에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을 위반했다며 이렇게 결정했다.

 이 결정은 야당 성향 위원 3명이 “당사자에게 소명 기회를 주는 충분한 의견진술이 없어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항의퇴장한 가운데, 여당 성향 위원 5명(6명중 1명 불참)만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지난 14일 방송심의소위는 와이티엔 보도국 부국장의 의견진술만 듣고 전체회의로 넘긴 바 있다.

 박명진 위원장은 “방송이라는 ‘공기’를 노조 쪽의 일방적 입장을 전달하는 도구로 활용했다”며 “이는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 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는 처사였다”고 말했다.

 손태규 부위원장은 “미 이라크 파병 때 성조기를 화면에 배치했다 논란이 인 적이 있다”는 예를 들며 “이미지 상징과 일방적 주장으로 시청자를 오도했다”고 했다. 이어 “이틀동안 상복을 연상케 하는 복장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시청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박천일 위원은 “보도채널이 공적책임에 적합한 내용과 형식의 방송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을 존중해 ‘공적책임’과 ‘품위유지’ 위반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봄비가 오면 노란 비옷을 입고 진행하곤 하는 기상캐스터가 쾌청한 가을날씨에 검은 옷을 입고 나온 것을 보고 어처구니없고 황당했다”며 “48시간 동안 조직적이고 고의적으로 했다는 것은 허가방송에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방송심의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규칠 위원은 지난 14일 소위에서 와이티엔의 ‘의견진술’을 듣기 전에 이미 ‘시청자 사과’라는 제재 수위를 결정한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위원은 야당 성향 위원들의 의견진술 보완 요청에 반대하며 “(사쪽 입장을 대변한 와이티엔 부국장이) 당사자냐 아니냐는 어떤 제재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시청자 사과는 방송사의 사과다. 따라서 당사자는 방송사다”라고 말해 의견진술을 듣기 전에 징계수위를 염두에 두고 있었음을 내비쳤다. 야당 추천의 이윤덕 위원은 “김 위원은 시청자 사과라는 정치적 예단을 갖고 접근한 것처럼 말씀하셨다”며 “당사자 소명 기회는 제재 수위를 결정하고 듣는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언론계는 이 결정에 대해 “명백한 정치심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블랙투쟁 중징계한 방통심의위야말로 시청자에게 사과하라’란 성명을 통해 “정권의 입맛에 맞는 대통령 측근을 보도전문채널 사장자리에 앉히는 것이야말로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훼손하는 것 아닌가? 방송보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품위는 바로 ‘공정보도’가 아닌가? ‘낙하산 사장’의 투입으로 인해 공정보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여기에 맞서 싸우는 것이야말로 시청자들에 대한 최고의 예의가 아닌가?”고 되물었다. 민언련은 또 “진행자의 옷차림을 놓고 ‘공정성’ 여부를 따지는 것 자체가 타당하냐”며 “친정부 위원들은 방송심의 규정의 ‘공정성’ 조항을 마구잡이로 들이밀며 ‘검은 옷=불공정’이라는 억지를 부렸다”고 비판했다.

 블랙투쟁에 동참한 에스비에스 심석태 노조위원장은 “우리도 똑같이 중징계 할 거냐”면서 “방통심의위는 ‘정치심의’로 존립 근거를 스스로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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