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원 9명 면면
‘고소영 S라인’ 비판
민주당 몫은 3명
민주당 몫은 3명
16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일부 위원들이 퇴장하는 파행 속에 <문화방송> ‘피디수첩’에 대한 심의를 강행하면서 위원들의 면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심의위원 9명 가운데 정부·여당 몫 6명의 위원 대부분은 이명박 대통령이나 한나라당과 직·간접 인연을 맺고 있다.
대통령 몫으로 위촉된 박정호 고려대 교수(전기전자전파공학부),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언론정보학부)는 지난 4월 추천 당시부터 고려대와 서울시 인맥 등으로 ‘고소영 에스(S) 라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박정호 교수는 고려대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직시절 서울시 정보화기획단 단장으로 활동했다. 박천일 교수 역시 고려대를 나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정책을 수립했던 일류국가비전위원회에서 미디어 정책을 자문했고, 대통령직 인수위에선 방통융합 태스크포스팀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대통령 추천 몫으로 위원장을 맡은 박명진 교수는 한국언론학회 회장이던 2004년 6월, 지상파 방송 3사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방송’이 불공정·편파 방송이었다는 보고서 작성을 주도했다. 지난 4·9 총선을 앞두고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후보 물망에 올랐다.
국회의장이 추천한 3명 가운데 한나라당 몫인 손태규 단국대 교수(언론영상학부)와 정종섭 서울대 교수(법학)도 보수성향 학자들이다. 방통심의위 부위원장이기도 한 손 교수는 1984년부터 17년 동안 <한국일보> 기자로 활동하다가 학자로 변신했다. 방송위원회 제17대 대통령선거 방송심의위원을 지냈고, 보수 성향의 ‘바른사회 시민회의 바른언론포럼’ 회장을 맡고 있다. 정 교수는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을 지냈고, 최근까지 <동아일보>에 ‘동아시론’을 여러차례 썼다.
국회 방송통신특위가 위촉한 3명 가운데 한나라당이 추천한 김규칠 동국대 겸임교수는 불교방송 사장 추천권이 있는 대한불교진흥원 상임이사를 겸하고 있어 방통심의위원으로서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최근 <불교방송> 사장 후보로 친한나라당 성향의 인사를 추천해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민주당 몫 심의위원은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실장과 한국디지털위성방송 본부장을 지낸 엄주웅 상임위원(국회의장 추천)과 백미숙 서울대 교수(언론정보학부), 이윤덕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전문위원 등 3명이다.
최민희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은 “과거 방송위 시절에는 방송위 산하에 보도교양심의위원회가 있어 방송위원들이 심의위원 11명을 추천해 권력의 입김에서 벗어났다”며 “그러나 지금 방통심의위는 9명을 모두 대통령이 임명해 외압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