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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평범한 일상에서 낚은 ‘결정적 순간’

등록 2008-05-15 17:21수정 2008-05-17 11:16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1908~2004)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1908~2004)
[한겨레 창간 20돌] 매그넘 한국을 찍다
매그넘을 만든 두 영웅
‘찰나의 거장’ 브레송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앉은 연인이 입을 맞추는 순간, 두 사람의 발치에 앉은 강아지가 놀란 듯 “쪽” 소리 나는 곳을 쳐다본다.

프랑스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1908~2004)의 작품을 보면 작가의 시선이 정확히 결정적인 순간에 머물러 있음을 알 수 있다. 브레송을 사진으로 끌어들인, 마틴 문카치의 사진도 흑인 소년들이 탕가니카 호수로 뛰어드는 ‘1000분의 1초’를 잡아낸 것이었다. 1933년 처음 구입한 이래로 소형 35㎜ 카메라는 평생 브레송의 눈이 되었다. 남의 눈에 띄지 않고 찍을 때 소리도 별로 나지 않는 카메라로 그는 수많은 장면을 포착했고, ‘결정적 순간’이란 자신만의 사진 미학을 이뤄냈다.

사진기자이면서 예술가였던 브레송은 평생 세계 곳곳을 다니며 다양한 사진을 찍었다. 그의 사진은 위대한 역사의 현장도, 그늘진 사회의 증언도 아닌 일상의 평범한 풍경들이었지만, 사진 속에서 순간으로 고정된 사람들과 그 주변에는 그들의 삶이 통째로 들어있다. 그런 까닭에 그는 찍은 사진에 절대 손을 대지 않았을뿐더러 사진을 찍기를 전제한 어떤 연출도 거부했다.

브레송은 1940년 독일의 포로가 되었다가 43년 탈출해, 이듬해 독일의 점령과 퇴각을 기록하는 임무를 맡은 프랑스 레지스탕스의 사진단에 참여했다. 45년에는 석방된 전쟁포로와 추방자들의 프랑스 귀환을 다룬 영화 <귀향>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47년 로버트 카파 등과 매그넘을 만들고, 인도와 아시아를 담당했다. 이때 혁명기 중국, 간디의 장례식 등을 담은 명작들이 탄생했다. 그는 인물 초상 사진의 대가이기도 했는데, 조각가 자코메티, 소설가 아서 밀러,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 로버트 케네디 등의 사진이 유명하다.

말년에 브레송은 영화제작에 관심을 돌렸다. 스틸 사진과 화보잡지에서의 스틸 사진의 이용은 상당 부분이 텔레비전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


“삶은 애플파이의 속처럼 얇게 저밀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삶을 이야기하는 데 정도는 없다. 하지만 어떤 상황, 어떤 진실을 끄집어내야 한다. 그것이 리얼리티의 미학이다.” 임종업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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