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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블로그] 조·중·동, 과연 ‘분노’만으로 바뀔까?

등록 2008-05-09 16:39

여러분, 요즘 안 그래도 광우병 쇠고기 때문에 분노가 치미는데, 옆에서 '좌파' 운운하며 부채질하는 '조중동' 때문에 굉장히 열 받으시죠?

지난 2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나가보니 2만여명의 시민들 입에서 "각성하라, 조·중·동", "동아·조선 쓰레기"란 구호가 연달아 터져 나오더군요. 이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도 '조·중·동'의 미국산 쇠고기 보도를 규탄하는 수천 개의 댓글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권이 바뀌니 사실마저 바뀌나?", "친일 버릇 못 버리고 또 권력에 붙어 아부하나", "중학생마저 좌파로 모는 왜곡 신문 즉각 폐간하라"라는 등의 격한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조중동'을 비난하는 여론이 이처럼 불같이 일어도 항상 그들은 '대한민국 대표 신문'이란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요. 국민을 호도하고, 여론을 왜곡해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족벌신문들의 모습을 보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그러나 진짜로 '조·중·동'의 각성을 원한다면 분노만 가지고는 안 됩니다. '조중동'이 쇠고기 문제를 제대로 보도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무가지와 경품에 현혹되지 말고 제대로 된 신문을 선택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정확한 정보를 애써 외면하는 부자신문의 구독을 끊으란 말이죠.

공짜로 주는데 그냥 야외에서 돗자리로 활용하면 안 되냐고요? 이것도 곤란합니다. 왜냐면 이마저도 '조·중·동'을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왜 그런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죠.

'돈 놓고 돈 먹기'된 신문시장…결국 '조중동'이 독점

왜 '조·중·동'은 욕을 먹으면서도 언제나 1등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왜곡된 신문시장을 보면 답은 금방 나옵니다.

1년, 심지어 2년까지 공짜로 신문을 넣어준다고 해서 '조·중·동'을 선택한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공짜 신문에다가 심지어는 상품권, 자전거 등을 건네주며 신문을 보라고 하는데 이를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요? 경품에 혹한 우리는 덥석 '자전거 일보'를 집어들게 됩니다.

비극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돈 뿌려서 구독률을 높이고, 기업의 광고를 독점하는 왜곡된 신문시장의 시발점이기 때문이죠. 달콤한 상품으로 무장한 '조·중·동'의 직원이 한번 싹 쓸고 지나가면 수십명의 독자가 우르르 배를 갈아탄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무가지와 경품의 무차별 공세에 작은 신문사들의 독자 충성도는 급락하고 절독율은 무려 20%에 이른다고 합니다.

경품 줄 돈 없고, 공짜로 신문을 줄 엄두조차 나지 않는 신문사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러한 상황에서 신문사들이 양질의 기사와 제대로 된 언론정신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양심적인 언론이 무너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이 지게 되는 것 아닙니까?

독자는 구독 끊고, 공정위는 신문고시 정상화해야

이미 답은 나와 있습니다. 경품과 무가지의 유혹을 단호하게 뿌리치고 '조·중·동'의 구독을 끊어야 합니다. 그리고 기사 내용과 콘텐츠를 바탕으로 신문을 선택해야 합니다. 제대로 된 '조·중·동'의 각성을 위해서는 애석하게도 이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안 그러면 이번에도 분노로 그칠 뿐 또다시 '조·중·동'의 여론시장 독점을 눈뜨고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이고 마무리 짓겠습니다. 신문사들의 불법 경쟁을 규제하는 '신문고시'도 정상화돼야 합니다. 지난 4월 13일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은 신문고시를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한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사실상 '완화 내지 폐지'를 공언한 셈이죠.

그런데 지금 시행되는 신문고시마저 무용지물이 된 채 불법˙반칙경쟁이 만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이 과연 무엇을 의미합니까? 결국 부자 신문들의 '신문시장 흔들기'를 방치하고 돈 뿌리기 경쟁을 묵인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공정위가 '불공정거래위원회'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판단을 제대로 해야 할 것입니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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