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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언론 자유 늘어났지만 자본예속 갈수록 심해져”

등록 2008-02-22 19:23

이진로 영산대 교수(왼쪽 세번째)가 22일 오후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에서 ‘삼성광고 중단 사태로 본 자본권력과 언론의 자유’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 href="mailto:anaki@hani.co.kr">anaki@hani.co.kr</A>
이진로 영산대 교수(왼쪽 세번째)가 22일 오후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에서 ‘삼성광고 중단 사태로 본 자본권력과 언론의 자유’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새언론포럼 토론회서 지적
언론이 2000년대 들어 정치·국가권력으로부터는 자유스러운 반면 자본권력에의 예속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새언론포럼(회장 최용익 문화방송 논설위원) 은 22일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에서 ‘삼성광고 중단 사태로 본 자본권력과 언론의 자유’라는 토론회를 열었다.

이진로 영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발제를 통해 “과거엔 언론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이 국가권력과 언론사 내부의 사주였다면 이제는 광고주로 옮겨가 자본의 영향력이 전면에 드러나는 시대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의혹 폭로 이후 대부분의 언론이 이를 소극적으로 보도했으나, 적극적 보도를 한 〈한겨레〉와 〈경향신문〉이 삼성의 광고중단으로 큰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게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1987년 6월 민주화항쟁과 1997년 외환위기 체제 등을 현대 언론사의 큰 분수령으로 잡고 이 시기를 전후해 언론이 뚜렷한 차이가 난다고 분석했다.

민주화 이전 시기인 1980~87년은 ‘통제 중심의 언론구조’로서, 당시 언론은 국가의 물리적 통제로 인해 환경감시와 여론 수렴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었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6월 항쟁 이후 정치적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1987년~97년까지는 언론구조도 자유화의 시기를 맞았다고 그는 분석했다.

1998년부터 현재까지는 ‘시장논리에 의한 자본 중심의 언론구조’라고 이 교수는 분석했다. 이 교수는 “국민의 정부 때부터 조선·중앙·동아 등은 정부 비판에는 적극적이었지만 광고 비중이 확대되는 대기업에 대한 비판은 소극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온 문영희 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은 과거 〈동아일보〉가 국가권력으로부터 광고탄압을 받았던 사례를 소개하면서 “그 때 언론탄압을 했던 정당의 계승세력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는 점에서 국가권력의 탄압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삼성 특검이 3월12일 정도면 1차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법 로비와 관련한 수사는 진행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한겨레와 경향을 제외한 나머지 언론은 특검의 입만 쫓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언론이 자본권력으로부터 어떻게 독립해야 할지를 중요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언론사 재무구조가 너무 취약해 재벌로부터 재정적 독립성을 확보할 수 없다”며 “삼성의 지배구조를 개선시키는 재벌개혁을 통해 언론산업을 변화시키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문현숙 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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